대투수의 품격...'4일 휴식 후 등판' 실패했지만, 팬들의 함성에 모자 벗고 감사 인사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컨디션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하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려 애쓴다. 이날도 그랬다.
4일 휴식 후 등판해 96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3자책)했다. 하지만 양현종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했지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이 145km 패스트볼로 KT 신본기를 유격수 플라이 아웃을 잡으며 6회 투구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더그아웃에 들어가는 양현종은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했다.
이날 양현종은 지난달 30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8피안타(1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뒤 팀 사정상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양현종이 4일 로테이션으로 등판하면 잔여 시즌 세 차례 등판할 수 있기 때문에 승리가 절실한 KIA 김종국 감독은 고민 끝에 양현종 카드를 승부수로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팬들은 4일 휴식 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임에도 100구 가까이 던지며 6이닝을 책임져 준 양현종에게 고맙고 미안했다. 팬들은 유격수 수비 실책으로 5실점 했지만, 최선을 다한 양현종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양현종은 자신의 실망스러운 투구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 쳐준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이날 패배로 9년 연속 10승 도전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자신의 개인 기록보다 팀과 팬을 먼저 생각했다.
한편 양현종은 2007년 입단해 미국 도전을 한 시기를 제외하면 줄곧 타이거즈 유니폼만 입은 선수다. 그는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2009년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기 시작한 양현종은 2014년 1선발로 올라섰고, 해태에서 KIA로 바뀐 뒤 차지한 두 번의 통합우승 중심에 있었다.
지난 2021년 미국 도전을 할 때도 "타이거즈 출신이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하겠다"라며 팀 사랑을 먼저 외친 그다. 양현종은 현재 타이거즈의 레전드 길을 걷고 있는 선수다.
[6이닝 5실점(3자책) 했지만, 끝까지 응원해 준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 모자를 벗고 감사 인사한 KIA 양현종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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