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유 동경 탈북` 文 초기 확 줄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늘었다

임재섭 2023. 10. 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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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의원, 통일부로부터 '최근 10년간 탈북민 탈북 동기' 자료 공개
체제불만·자유동경 탈북, 평화 외치던 2019년까지 줄어들고 하노이 회담 후인 2020년부터 늘어
태영호 "尹정부서 자유 찾는 탈북민 늘어나길 기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지난 10년 동안 북한 탈북민들의 탈북 동기를 조사한 결과 '체제불만 및 자유 동경' 탈북이 보수정부에서 늘어난 반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프로세스가 작동하던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미·북 관계가 깨진 뒤에는 '체제불만 및 자유동경 탈북'의 비율이 다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허상임을 깨닫고 자유를 찾은 탈북민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받은 '북한 이탈 주민의 최근 10년 탈북 동기'를 보면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체제불안 및 자유 동경'을 이유로 한 탈북민은 136명(2014년)→148명(2015년)→227(2016년)명으로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탈북자수는 각각 1397명, 1275명, 1418명이었고, 생활 및 현실불만 탈북은 742명, 767명, 754명으로 700명대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임기 초~코로나19 전까지 '체제 불만 및 자유 동경 탈북'은 182명→75명→36명으로 크게 줄었다. 전체 탈북자 수 또한 2017년 1127명, 2018년 1137명, 2019년 1047명으로 박근혜 정부에 비해 줄었다. 문재인 정부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주장하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강조했음에도 '평화'와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온 사람들은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히려 남북 경제협력 등을 적극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북한에서 생활고나 현실 불만의 사유로 탈북한 비중은 2017년 56.5% (637명) 2018년 62.2%(707명) 2019년 56.4% (590명)로 박근혜 정부와 큰 차이가 없거나 다소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부터 '체제 불만 및 자유 동경 탈북'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냉각되는 미·북 관계 속에 오히려 늘었다. 미국이 북한 체제를 보장해주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난 것을 북한 주민들도 알게 됐고, 여기에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 사태에 북한이 방역 대책보다는 국경 봉쇄로 대처하자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전체 탈북자 수는 229명으로 급감했으나, 체제불만 및 자유 동경 사유로 탈북하는 비율은 2019년 3.4%에서 7.0%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국경 봉쇄 여파로 전체 탈북민 숫자는 두자릿수(2021년 63명, 2022년 67명)에 그쳤으나 체제불안 및 자유 동경 탈북 비율은 각각 15.9%(10명), 20.9%(14명)로 조사돼 크게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 의원은 탈북 동기 통계와 관련해 "2019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한 체제에 대한 불안이 커짐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허상임을 깨닫고 자유를 찾은 탈북민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자유와 법치의 가치를 내세운 만큼, 자유를 찾는 탈북자 숫자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같은 통계에서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주변 권유와 동반 탈북 사유가 거의 사라졌으며, 처벌을 우려한 탈북 사례가 급증한 것도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생활고 및 현실 불만으로 탈북은 2020년 229명 중 98명(42.7%)이었으나, 2021년에는 63명의 탈북민 중 21명(33.3%)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67명 중 14명 (20.9%)로 줄어든 반면 동반 탈북은 2020년 15명(6.6%)이었으나, 2021년에 1명, 2022년엔 한 명도 없었다. 주변 권유도 2020년에는 50명, 2021년에는 6명, 2022년에는 1명으로 급감했다. 처벌우려 탈북은 2020년 15명(6.6%)에서 지난해 17명 (25.4%)까지 증가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나 탈북민 997명의 주소지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북하나센터 PC 해킹 사건' 등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탈북이 어려워져 반드시 탈북할만한 중대한 사유가 있었던 사람이 아니면 탈북하지 못하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2월 북한이 북·중 트럭 운송을 재개하는 등 사실상 국경을 일부 개방하기 시작하자 탈북민 수는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까지 탈북민은 72명으로 지난해 전체 탈북자(67명)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여기에서 '처벌우려'로 인한 탈북은 지난해 17건에서 2023년 6월까지 5건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주변 권유 탈북'은 지난해 1건에서 올해 6월까지 15건으로 크게 늘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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