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결국 북미서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 따르기로
현대차·기아가 결국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 방식을 채택키로 했다. 내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테슬라식 슈퍼차저를 이용해서만 충전이 가능해진다. 다만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기존 충전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북미법인은 5일(현지시간)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충전 규격으로 기존의 ‘DC 콤보(CCS)’가 아닌, 테슬라 충전 규격인 ‘NACS(북미충전표준)’만 채택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24년 4분기부터, 캐나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적용된다. 이전에 생산해 CCS가 적용된 전기차에 대해서는 슈퍼차저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NACS 어댑터를 제공키로 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캐나다에서 NACS만 채택키로 한 건 북미지역 곳곳에 NACS 방식의 테슬라 슈퍼차저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설치된 슈퍼차저는 1만2000기에 달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체 급속충전기 약 60%가 슈퍼차저다.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북미에서 보편화된 충전 인프라를 확보해 최근 세계적인 전기차 성장률 둔화 조짐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현대차는 “테슬라 슈퍼차저 합류로 자사 전기차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 네트워크 규모가 2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한 데다, 미국 전기차 점유율 2위인 현대차·기아까지 슈퍼차저 네트워크로 들어오면서 NACS가 사실상 미국 충전 표준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테슬라도 ‘매직 독(Magic dock)’으로 불리는 어댑터를 추가해 CCS 규격 전기차도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넓히고 있다.
다만 테슬라의 슈퍼차저의 전압은 400V(볼트)로, 800V 전압으로 초고속 충전이 되도록 설계한 아이오닉5·6·EV6 등에서 슈퍼차저를 사용할 경우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다. 현대차·기아는 충전 속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와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기존 충전 방식을 유지키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BMW,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등과 합작법인(JV) 방식으로 준비 중인 전기차 충전 공동 네트워크 사업도 그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심이 돼 꾸린 7개사 합작법인은 내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북미 지역 주요 도시 시내와 고속도로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고출력 충전기(CCS·NACS)를 최소 3만기 설치한다는 목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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