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채' 위니아도 결국 법정관리…가전사업 잘라내는 대유위니아그룹

2023. 10. 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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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 4일 기업회생 신청하고 거래 정지… 위니아전자·대유플러스 이어 세 번째 법정관리
계열사 지원 부담 덜고, 그룹 주력 사업된 대유에이텍·에이피는 주가 급반등
대유에이텍, CB 조기상환 지급일 다가와… 계열사 매출 비중 큰 위니아에이드도 위기
이 기사는 10월 05일 14: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딤채 / 사진=위니아 홈페이지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기업 위니아도 기업회생을 신청해 거래가 정지됐다. 대유위니아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룹 신용도가 추락하면서 급락세를 타던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반등하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이 자생이 어려운 가전사업 등 비주력 계열사를 쳐내고 자동차부품 사업 중심으로 꾸려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매각 실패 후 기업회생 신청

5일 금융감독원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위니아는 전날 서울회생법인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냈다. 위니아전자, 대유플러스에 이어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중 세 번째 기업회생 신청이다.

위니아는 1995년 딤채를 선보이며 국내에 김치냉장고 시장을 연 기업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2014년 위니아만도(현 위니아)를 인수했다. 위니아는 올 상반기 21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동기(3633억원) 대비 39.8% 급감했다. 영업적자와 순손실은 각각 695억원, 677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가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딤채 등 위니아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 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올초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접촉해 물밑에서 위니아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원매자와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에 실패했다. 2021년 5월 6780원까지 올랐던 위니아 주가는 888원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자동차부품사 중심으로 사업 재편

위니아와 달리 그룹 계열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의 주가는 반등하고 있다.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는 전날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도 오전 11시 30분 기준 대유에이텍은 전날보다 22.26% 오른 335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유에이피는 5.3% 오른 4175원에 거래 중이다.

시장에선 대유위니아그룹이 가전사업 등 비주력 사업을 포기하고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 등을 통해 자동차부품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대유위니아그룹의 지배구조는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회장→동강홀딩스→대유홀딩스'로 이어진 뒤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 위니아홀딩스를 중간지주사격으로 아래에 두는 형태였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자동차 부품사인 대유에이텍을 남겨놓고 다른 두 중간지주사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아 지배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위니아홀딩스가 지분 94.54%를 보유하고 있는 위니아전자는 가장 먼저 기업회생에 들어갔다. 대유플러스는 회생에 들어가기 엿새 전 자동차부품사인 대유에이피 지분 16.2%(207만주)를 대유에이텍에 넘겼다. 이로써 대유에이텍은 대유플러스를 대신해 대유에이피의 최대주주가 됐다.

박 회장은 전날 대유홀딩스가 들고 있던 대유에이텍 지분을 사들여 대유에이텍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같은 날 대유홀딩스는 반대매매로 대유에이텍 주식 1244만주를 처분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지배구조가 '박 회장→동강홀딩스→대유에이텍→대유에이피'로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비주력 계열사가 정리되면서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가 계열사 지원 부담을 덜어낸 것도 주가의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대유에이텍의 올 상반기 기준 특수관계자 대여금은 538억원에 달한다. 2020년 말(157억원) 대비 세 배 이상 급증했다. 대유에이피는 지난해 동강홀딩스에 30억원을 출자하고, 대유이피 지분 42%를 취득하는 등 계열사 지분 취득과 출자에만 235억원을 썼다. 올 상반기에도 위니아로부터 위니아에이드 지분을 사오는 데 60억원을 지출했다.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의 시가총액이 각각 300억원, 500억원대에 불과한 만큼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틈을 타 세력이 붙어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전히 남은 지뢰들

문제는 대유에이텍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대유에이텍이 2022년 5월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지급일이 다가오고 있는 게 가장 큰 위협이다. 이 CB의 조기상환 청구 기간은 지난 1일부터 이달 말일까지다. 조기상환 지급일은 다음달 30일이다.

발행 당시 1060원이었던 CB의 전환가액은 두 차례 전환가액 조정을 거쳐 742원으로 떨어졌다. 대유에이텍의 주가는 3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대규모 조기상환청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분기 말 기준 대유에이텍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08억원에 불과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신용도 자체가 바닥을 친 상황이라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채 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하지 못하면 대유플러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의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위니아에이드에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위니아에이드는 2015년 위니아로부터 분사해 가전 유통과 물류, 서비스센터 운영 등을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곳이다. 위니아에이드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1578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750억원의 매출을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거뒀다. 위니아에서 나온 매출(432억원)이 전체 매출의 27.3%를 차지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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