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한국대사관, ‘차량 불법선팅’ 외교망신...“번호판 떼버릴수도”
주일 한국대사관의 외교차량들이 불법 선팅된 차량을 버젓이 운행하다 현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주변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행태를 ‘외교 특권’으로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후지TV 시사프로그램 ‘라이브뉴스잇’은 5일 주일 한국대사관 외교차량들의 불법 선팅 문제를 취재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도쿄 미나토구의 한 도로에서 발견된 일부 차량들을 비추며 “일반 차량과 비교하면 분명히 앞유리가 어두워 운전석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번호를 조사해보니 한국대사관의 외교관 넘버 차량이었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이날 불법 선팅한 것으로 보이는 한국대사관 차량만 4시간만에 3대 발견했다고 전했다.
취재진은 일본 경시청에 이같은 한국 외교차량의 불법 선팅을 제보하는 민원이 접수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경시청 측은 “일반인들로부터 경찰서에 (관련) 제보가 접수된 적이 있었다”며 “다만 해당 차량을 발견하진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무성도 외교차량의 불법 선팅 문제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한국대사관에서 법령에 적합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한국대사관 측은 취재진에 일부 차량의 과도한 선팅을 인정했으나, “일본 법률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다. 확인한 시점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한국 외교차량의 불법 선팅을 주변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외교 특권의 그림자’라 지적했다. 취재진은 “행정이나 경찰은 겁먹지 말고 (외교 차량의 불법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라며 “악질적으로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번호판을 외무성이 발행하지 않는 대책까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 제언했다.
일본 법률은 차량 앞유리 등에 70% 이상의 가시광선 투과율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막는 선팅은 금하고 있다. 운전자의 전면·좌우 시야를 확보하고,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들이 해당 차량의 운전자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해 안전을 보장하는 취지이다.
한국 역시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불법 선팅이 이미 만연해 있고 단속도 되지 않아 사문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지TV는 “서울의 광화문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보면 앞유리를 통해 운전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차량이 꽤 많이 보인다”라며 “다만 불법 선팅을 하는 것은 이를 묵과해주는 (한국) 국내에서만 통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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