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가볍네”...이런 소리 듣는 게 좋은 이유
"엉덩이가 가볍네"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한자리에 오래 있지 않고 곧 자리를 뜬다'는 의미이지만 뭔가 참을성이 부족하고 뜸직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학생들이나 고시 준비생들 사이에는 '엉뚱해질 때까지 공부에야 합격할 수 있다'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엉덩이가 뚱뚱해질 때까지 책상 앞에 앉아 파고들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었다.
회사에서도 사무직의 경우 한자리에 꿈쩍하지 않고 앉아 일을 하는 사람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엉덩이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은 건강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서서 일할 수 있는 데스크를 설치하거나, 사무실 내에 틈틈이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트레드밀 등의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자리에 30분 이상 앉아 있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며 "잠깐이라도 일어서서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앉아 있기, 특히 한자리에서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오래 앉아 있기는 건강에 다음과 같은 폐해를 끼친다.
심장을 상하게 한다
비슷한 두 그룹을 비교한 연구에서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안 좋은지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하루의 대부분 앉아있는 환승 운전사와 그렇지 않은 안내원이나 경비원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운전사와 안내원, 경비원들은 식단과 생활 방식이 매우 비슷했지만, 운전사들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약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한 번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어떤 이유로든 일찍 사망할 확률이 높다. 특히 매일 운동을 하건 하지 않건 조기 사망 위험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물론 이것이 운동을 빼먹는 이유가 되서는 안 된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수명이 더 짧아질 수도 있다.
치매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만약 당신이 너무 오래 앉아 있다면 뇌는 치매에 걸린 사람의 뇌와 똑같이 보일 수 있다. 앉아 있는 것은 심장병, 당뇨병, 뇌졸중,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의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이런 질병은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다.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이는 것은 이런 모든 건강 문제의 위험을 낮추는데 운동하는 것 이상으로 도움이 된다.
운동 효과를 무효로 만든다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생기는 폐해는 운동으로 상쇄시키기 힘들다. 오히려 운동 효과를 날려버린다. 일주일에 7시간을 운동한다고 해도 앉아 있기의 제한선인 2, 3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7시간씩 앉아 있으면 운동 효과를 무효화할 수 있다. 최소한 1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당뇨병 발병 확률이 증가한다
하루 종일 앉아 있다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것은 단지 칼로리를 적게 소모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왜 그런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의사들은 앉아있는 것이 우리의 몸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당분과 탄수화물을 태우는 것을 도와주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추정한다.
심부정맥혈전증에 걸릴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다리에 생기는 응혈로, 종종 너무 오래 앉아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응혈이 터져 폐에 고이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붓기와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TV를 많이 보나요? 인터넷을 몇 시간 동안 검색하나요? 이런 상태라면 과체중이거나 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스크린 시간이 너무 길 때 살이 많이 찌지 않게 하려면 매일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한다.
불안감이 치솟을 수 있다
혼자서 전자기기와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수면에 방해가 되고 불안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여기에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으면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는데 이는 사회적 불안과 연관돼 있다.
허리를 망가뜨릴 수 있다
앉은 자세는 등 근육과 목, 척추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몸을 구부리면 더 좋지 않다. 인체공학적 의자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편안하게 앉아 있더라도 허리에는 여전히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좋지 않다. 척추 건강을 위해 30분마다 1, 2분씩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하지 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다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에 피가 고일 수 있다. 그러면 정맥에 압력이 더 가해진다. 이렇게 되면 혈관이 부풀어 오르거나 비틀리거나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의사들은 이를 하지정맥류라로 부른다. 보통 심각하지는 않지만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활동적이지 않은 노인들은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고 목욕이나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일들을 잘 수행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적당한 운동으로는 이런 상황을 막지 못한다. 그렇다고 마라톤을 할 수는 없는 일. 대신 한 번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습관만 버리면 된다.
몇 가지 암 위험이 증가한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대장암, 자궁내막암, 폐암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나이가 많은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암 발생과 관련해서는 활동량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앉아 있느냐 하는 것이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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