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추석에 고생했어”… 연휴 대목 노린 백화점 3사 승자는

연지연 기자 2023. 10. 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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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는 백화점 3개 회사(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에게 기회이자 위기였습니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문화홀에서는 연휴기간 동안 비눗방울을 활용한 '버블버블쇼'를 진행했고 가족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천호점은 10월 1일~3일 문화홀에서 어린이 뮤지컬 '과학특공대' 공연을 펼쳤지요.

그 뒤를 현대백화점(41.1%), 신세계백화점(36.9%)이 따랐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이번에 위기감을 느껴 인적쇄신을 크게 한 신세계백화점이 이번 연휴 대목 장사도 가장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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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백화점 3사 3색 전략
백화점 3사, 연휴에 여행 안 간 소비자 잡기 경쟁 치열
롯데는 패션·신세계는 식품·현대는 볼거리 확충에 집중
현금성 쿠폰 제공엔 신세계가 가장 적극적
작년 대비 매출 증가율 살펴보니
롯데·현대·신세계百 순서

긴 연휴는 백화점 3개 회사(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에게 기회이자 위기였습니다. 오랜만에 맞는 황금 연휴를 맞이해 훌쩍 해외 여행을 떠나버린 이들이 늘어서입니다. 이는 그만큼 백화점에서 돈 쓸 사람이 줄어들었다는 뜻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추석 다음 날이었던 9월 30일 오전 8시. 백화점 3사가 일제히 회심의 광고 문자를 날렸습니다. 추석을 지내고 연휴를 맞이하는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개천절인 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뉴스1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 백화점이었습니다. ‘신백멤버스 페스타’라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쳤기 때문입니다. 쿠폰 형식의 쇼핑 지원금을 크게 쐈습니다. 신세계 제휴카드(씨티·삼성·신한·하나·BC바로)로 결제만 한다면 식품관에서 무엇을 사건 5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1리터짜리 우유 두 팩을 샀다면 약 500원 가량만 더 지불하면 됐다는 뜻입니다.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일매일 쿠폰을 줬으니 알뜰족이었다면 매일 백화점을 방문했을 것입니다. 식음료(F&B) 쿠폰도 지급했습니다. 1만원 어치를 구매하면 3000원을, 3만원 어치를 구매하면 1만원을 할인해줬습니다. 긴 연휴기간 밥상 차리기가 피곤한 이들을 노린 겁니다.

롯데백화점은 패션에 힘을 줬습니다. 패션위크를 열어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옷을 팔았습니다. 런닝화와 스포츠웨어 등을 10~50% 할인했고, 2만원 이상 식음료(F&B)를 사면 1만원 할인쿠폰을 약 10만명에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할인 행사는 예년처럼 이어가는 대신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운영하는 것으로 소비자 눈길을 끄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문화홀에서는 연휴기간 동안 비눗방울을 활용한 ‘버블버블쇼’를 진행했고 가족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천호점은 10월 1일~3일 문화홀에서 어린이 뮤지컬 ‘과학특공대’ 공연을 펼쳤지요.

그렇다면 연휴기간 가장 장사를 잘한 곳은 백화점 3사 중 어디였을까요?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로 보면 연휴기간 가장 장사를 잘한 곳은 바로 롯데백화점이었습니다.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의 매출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니 증가율이 45%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를 현대백화점(41.1%), 신세계백화점(36.9%)이 따랐습니다.

매출 증가율로만 보면 가장 적극적으로 현금성 쿠폰을 제공한 신세계백화점이 꼴찌, 패션과 스포츠 의류에 신경쓴 롯데가 1등을 한 셈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이번에 위기감을 느껴 인적쇄신을 크게 한 신세계백화점이 이번 연휴 대목 장사도 가장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행사에 나섰는데 매출증대율이 3사 중 가장 낮아서 나온 말입니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말 그대로 작년 매출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데다가 순이익이 아니라 이런 평가는 아직 이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기고 뒤로는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연휴기간 매출에 민감한 것은 백화점업계 경쟁이 올해 특히나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때처럼 보복소비와 더불어 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넘쳐날 시기보다 백화점이 개별적으로 취하는 전략이나 MD 구성에서 승패가 더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손꼽을 만큼 이번 연휴기간 매출 경쟁이 심했다”면서 “이번 3분기 백화점 매출은 누구나 작년 대비 나쁠 것으로 보고 있고 그러다보니 백화점 3사의 뺏고 뺏기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올 연말 백화점 3사의 전쟁 결과가 사뭇 궁금해집니다. 개별 점포 기준 지난해 국내 백화점 매출 순위 1위와 2위는 각각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이었습니다. 올해엔 과연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될까요? 정공법으로 겨룬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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