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흥행의 실패가 있을지언정”…송강호가 달리는 이유 [MK★인터뷰②]

손진아 MK스포츠 기자(jinaaa@mkculture.com) 2023. 10. 6. 0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강호, 영화 ‘거미집’서 김열 감독 役 맡아
임수정·오정세·전여빈·정수정·박정수·장영남 등과 호흡

배우 송강호는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을 통해 또 다른 시도와 도전을 꾀했다. 매번 변화를 주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오히려 틀에 박혀 있지 않는, ‘새로움’에서 힘을 얻고 있다.

“‘거미집’을 제가 선택했던 시기가 뭔가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의 어떤 걸음이 고여있지 않나,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다. 그게 흥행의 실패를 하고 소통의 실패할지언정 이런 시도들이 없다면 틀에 박혀있는 영화만 반복할 수밖에 없고 할 수밖에 없는 걸 지양 해야 하지 않나 싶더라. 그게 (배우 생활을 이어가는)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이지 않을까.”

배우 송강호가 영화 ‘거미집’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이 같은 생각은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이야기를 하는 감독의 비전, 관객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가 등 여러 가지를 보는데 고인물이 아니라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일까를 본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1970년대,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를 설득해,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코미디 영화다.

극중 재촬영을 하려는 ‘김열’ 감독을 맡은 송강호는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신선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거미집’은 공평한 지분을 가진 배우들이 순차적으로 등장했다 사라지는 흔한 스타 앙상블이 아니라 시대와 조건이 만든 장애물이 드리워진 영화 현장 안에서 유기적으로 호흡하면서 스토리를 다이내믹하게 가져가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송강호는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언급하자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너무너무 기대한 부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앙상블에 대한 설렘도 있었다. 늘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후배들이니까 전혀 어색함 없이 했던 것 같다.”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이 ‘거미집’을 통해 연기 앙상블을 보여줬다. 사진=천정환 기자
“정수정 배우는 ‘애비규환’이라는 걸 보면서 태도가 좋다고 생각했다. 가수 활동을 하다가 영화, 연기를 할 때는 메인이 되는 작품을 하고 싶어 하는데 아주 작은 단편들, 차곡차곡 경험을 쌓고 하는 게 인상적이었고 칭찬을 많이 했다. 임수정 배우도 파격적이어서 좋았다. 메이크업부터 시작해서 묵직하게 정통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다.”

극중 김열 감독은 딱 이틀간의 추가 촬영을 꿈꿨지만, 대본은 심의에 걸리고 제작자 백회장(장영남 분)은 촬영을 반대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면서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 분)를 설득에 나선다.

전여빈과 붙은 장면이 많았던 송강호는 ‘전여빈’을 이야기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여빈은 규정돼 있지 않은 현장에서도 돌발적인 감정과 연기가 튀어나오는 게 있었다. 그런데서 오는 생기와 생동감이 놀라웠다. 보통의 머릿속에서 순서, 체계적인 걸 규정하고 하는 게 보통의 배우들인데 전여빈을 보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동감과 살아있는 돌발적인 감정들을 항상 가지고 연기하는 것 같았다. 이번에도 전혀 예상치 못한 캐릭터의 연기가 튀어나왔다.”

‘거미집’에는 배우 정우성도 깜짝 출연했다. 송강호는 정우성의 ‘천재 감독’ 연기에 대해 “그동안 정우성 배우가 정말 좋은 연기를 보였지만 ‘거미집’에서 보여준 건 새로운 모습이었다. 깜짝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웃기기도 하고 뭔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싶기도 하고 광기가 튀어나오는데 너무 놀라웠다. 그걸 엄청 하루 종일 했는데도 지치지도 않고 씩씩하게 막 내려가고 다시 올라왔다가 회상 장면을 다시 찍었다. 관객들이 정우성이라는 배우의 멋있고 젠틀하고 세련된 모습도 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거미집’에서 ‘김열’ 역을 맡았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송강호는 ‘거미집’을 찍으며 크게 느낀 점이 있다. 촬영을 하면서 ‘이게 영화지!’라는 생각을 했고, ‘영화’를 다시 한 번 바라보는 계기를 얻었다.

“펜데믹을 거치면서 그만큼 콘텐츠가 다양해졌다. 팬들과 소통하는 건 장점이겠지만 또 하나 얻은 것은 영화의 소중함,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거미집’을 찍으면서 ‘이게 영화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영화가 다시 관객과 극장에서 소통되고 같이 웃고 감동받고 울고 하는 그 공간과 매커니즘 자체가 그립고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