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경제] 막오른 세기의 반독점 소송‥쟁점은?
[뉴스투데이]
◀ 앵커 ▶
매주 금요일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미국정부가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데요.
이성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기업들이 정말 많고 상당합니다.
◀ 기자 ▶
삼성전자가 등장하고, 애플,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지만,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하고, 서비스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 앵커 ▶
최근 관심은 단연 구글이 만든 검색엔진을 둘러싼 반독점 소송인데, 쟁점은 어떤 것들이죠?
◀ 기자 ▶
스마트폰을 켜면 첫 화면, 누가 요청하지 않았지만 구글 검색 엔진, 구글의 다른 몇 가지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이미 설치돼 있습니다.
익숙해서 당연해 보이는 화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한 데 따른 것입니다.
구글이 이를 위해 지난 18년 동안 통신사, 스마트폰 회사에 거액을 제공했다, 그 규모 매년 수십억 달러였고, 최근에는 100억 달러 13조 원이 넘는다는 것이 미국 법무부의 제소 내용입니다.
기본 검색 엔진이 된 덕분에 구글은 초기에는 손쉽게 사용자를 늘렸고, 나중에는 경쟁 사업자들의 도전을 원천 차단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돈으로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샀다"는 것이 미국 법무부의 시각입니다.
◀ 앵커 ▶
휴대폰을 새로 사면 원래 이게 깔려 있잖아요?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구글은 뭐라고합니까?
◀ 기자 ▶
"돈 때문이 아니라 검색 품질이 좋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택한 것"이라는 주장, 구글의 기본 입장입니다.
하지만, 법정에서 최근 나온 증언 가운데, "구글과 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애플이 독자적으로 검색 엔진을 만들었을 가능성 있다", 애플 현직 부사장의 말 의미심장하고, 마이크로 소프트가 만든 검색엔진 '빙'을 구글 대신 아이폰 기본 검색 엔진으로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삼성전자도 딱 잘라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을 뿐, 제안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는 증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 수준의 빅테크 기업도 더 좋은 검색 엔진을 만들 유인이 없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만 한 기업이 만든 검색 엔진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노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거든요.
구글 미국 검색 시장 점유율을 보면, 기본 엔진으로 탑재한 지 3년, 2005년에 50% 육박했고, 2010년대 후반부터는 90%에 가까울 만큼 아주 독점적인 지위를 가졌습니다.
구글의 계약이 경쟁자라 할만한 상대가 자리 잡을 틈 없이 밀어냈다는 평가를 할만합니다.
◀ 앵커 ▶
이게 전 세계에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겠죠?
◀ 기자 ▶
미국 언론들은 이번 소송을 '21세기 반독점 소송', '25년 만의 최대 사건'으로 부릅니다.
등장 기업들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쟁쟁하기도 하지만, 회사를 쪼개라는 명령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미국 반-독점법의 위세 덕분이기도 합니다.
언론이 언급한 25년 전 사건은 PC시대에 벌어진 일인데요, PC의 운영 시스템인 '윈도우' 제품의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혀 다른 소프트웨어인 웹 브라우저 '익스플로러'를 끼워팔았다는 혐의로 법무부가 MS를 제소한 사건이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두 프로그램을 완전히 분리운영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지만, 1심 법원에서 '회사를 둘로 쪼개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올 들어 4번째,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반독점 제소를 당했는데,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견제 의지를 보이는 이런 제소들 과연 미국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 앞으로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유럽연합에서도 소송을 했는데 관심사가 조금 다르다고요?
◀ 기자 ▶
유럽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가 개인별 맞춤 광고를 보내기 위해서인데, 유럽 정부는 정보 수집을 아주 까다롭게 만들고, 이를 어기는 기업에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가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수집을 문제 삼은 것도 대표적 사건인데, 이 사건에서는 "사용자가 원치 않으면 정보 수집을 하지 않겠다, 대신에 월 10유로, 만 원이 넘는 사용료, 구독료를 물려도 되겠느냐고 두 회사가 제안을 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습니다.
◀ 앵커 ▶
그러면 우리가 이걸 돈을 내고 써야 되는 날이 오는 건가요?
◀ 기자 ▶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검토하는 단계고, 당장은 성사되더라도 유럽에서만 출시하는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기는 한데요.
이처럼 미국, 유럽 양 대륙에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배경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전보다 커진 사용자들의 의존도, 또 테크 기업들의 경제적 지배력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 앵커 ▶
오늘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 독점 소송에 대한 이야기 해봤습니다.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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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기자(sil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30872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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