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디폰, 스마트 유리의 대중화는 우리 손으로
@주3회 발행하는 유료 뉴스레터 [스타트업]입니다. 유료 구독자는 시즌8의 12곳 스타트업 창업자 이야기와 함께 이전에 발행한 100곳 이상의 스타트업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유료 가입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8656 입니다. 무료 가입은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3087 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는 유리가 어디서나 존재한다. 실외가 아닌 우리가 주로 머무는 실내 공간에서 유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 살고 있는 집, 매일 출근하는 사무실, 필수 이동수단인 자동차 등 생활 공간에서 유리는 늘 존재한다. 유리는 머무는 공간과 외부를 연결시키는 기능적인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미적인 요소로 공간의 디자인적 요소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소재이다. 건축업계에서도 유리가 가진 미적 요소의 장점으로 인해, 건물 외벽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유리는 잘 깨진다는 점 외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유리의 열 전도율은 다른 재료에 비해 특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유리의 투명성으로 인해 사생활이 침해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거주공간에는 커튼과 블라인드를 사용하고, 자동차에는 틴팅(Tinting) 작업을 통해 이러한 약점을 극복해왔지만 번거롭고, 가시성이 낮아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러한 불편함을 기술적으로 극복하는 솔루션인 ‘스마트 윈도우’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 윈도우는 유리와 유리 사이에 필름을 부착시켜, 필름에 ‘전기적 신호’를 가해 빛의 투과도를 조절하고 열 에너지까지 차단하는 기능성 유리를 의미한다. 주로 자동차의 루프 글래스와 건물 외창, 가구 등에 이용되며 이미지나 영상 등을 유리 위에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 윈도우 기술로 건축물와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과 디자인 가치가 올라간다
2022년 8월에 통과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은 전기 자동차, 태양 전지판 및 풍력 터빈을 포함한 청정 에너지 기술에 대한 과세 혜택과 투자 인센티브를 규정하였는데, 그 대상으로 스마트 윈도우도 포함되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미국과 같이 스마트 윈도우에 대해 직접적인 정책적 지원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른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로드맵’에 따라 2020년부터 1,000㎡ 이상의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2030년 모든 건축물에 제로에너지 건축이 의무화됨에 따라 스마트 윈도우가 열의 이동과 과다한 태양광을 차단해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는 솔루션을 확산될 것이 기대된다.
한편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차량의 지붕도 점차 스마트 윈도우로 대체되는 추세이다. 자연광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것과 동시에, 차량 하부에 배터리가 깔리는 전기차의 구조적 특징으로 헤드룸 공간 확보 및 경량화와 열 차단을 통해 전비(전기자동차의 1kW당 주행거리) 개선의 대안으로 글래스루프가 전기차의 디자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포르쉐, BMW와 렉서스 등 럭셔리 브랜드를 필두로 토요타, 폭스바겐, 르노 등 대중차 브랜드까지 스마트 윈도우 기술을 적용한 글래스루프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와 같이 스마트 윈도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현대자동차, SK, 소프트뱅크와 같은 큰 기업들이 해외 스마트 윈도우 업체에 투자를 집행하였다.
◇양질의 스마트 윈도우 필름 양산화 기술로 국내 스마트 윈도우 대중화의 첨병
지난 8월에 TBT가 투자한 ‘디폰’은 스마트 윈도우 필름 전문 스타트업이다. 디폰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봤던 요소는 ‘경제성’과 ‘기술력’이었다. 새로운 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활용하는데 비싸거나 안정적으로 생산과 공급이 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의 스마트 윈도우 제조 기술은 공정과정이 복잡하고 설치과정에서도 전기배선 작업이 필요해 생산성과 경제성을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디폰은 창업 이후 빠르게 양질의 원재료 소싱부터 필름의 양산 자동화까지 준비를 마쳐, 싼 가격으로 스마트 윈도우를 보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였다.
또한 유리는 매우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소재로,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외선과 열 차단, 내구성 등에서 품질 검증이 필수적이었다. 디폰은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국내 유명 건설사와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도 우수하였다. 이와 함께 다양한 필름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수요처에 대응이 가능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디폰이 가진 기술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VPLC(Variable Polarized Liquid Crystal, 가변 편광 액정) 기술이었다. 유리의 밝기를 사용자 니즈에 맞춰 암흑에서부터 투명한 정도까지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술로, IOT와 결합되어 유리의 밝기가 일조량, 온도 등 대외 환경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 기존의 스마트 윈도우 시장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고, 디폰이 양산 제품으로 우선 선정한 PDLC(Polymer Dispersed Liquid Crystal, 고분자 분산형 액정) 방식은 단순 투명-불투명만을 선택할 수 있어, 현 시점에서 디폰이 자체 개발한 VPLC가 기술적으로는 가장 진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암흑의 수준까지 명도를 조절할 수 있어 기존 스마트 윈도우 적용이 제한적이었던 대형 디스플레이 영역까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을 통해 빛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다
디폰의 이성우 대표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의 창업자로, 전자공학 및 광학 전문가이다. 20여년간의 안정적인 대기업 연구원 생활을 뒤로 하고, 이성우 대표는 실생활에 밀접한 유리를 혁신하여 더 좋은 생활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강한 신념으로 2021년 디폰을 창업했다. ‘디폰’은 이태리 구어체로 ‘사람을 보호한다’는 의미로, 이성우 대표와 회사가 가진 스마트 윈도우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프라이버시 보호까지 공간 기술을 통해 더 윤택한 삶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투자 심사역으로 느낀 이성우 대표의 장점은 시장과 기술 변화에 민감한 기술자라는 점이었다. 기술에 대한 전문성 뿐만 아니라, 십 수년간의 연구활동과 조사를 통해 시장의 흐름과 산업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창업자였다. 동시에 과감한 실행력과 강한 추진력을 가진 기업가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 창업 2년만에 소수의 인원으로 양산 제조라인을 구축하였고, 국내외 글로벌 업체와 다수의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스마트 윈도우의 선발 주자인 미국, 유럽 업체와 비교해 출발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이성우 대표와 디폰 팀이 보여준 성과들을 생각하면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강 시신 유기’ 양광준 동문 “동상 걸린 후배 챙겨주던 사람…경악”
- 권익위 “尹정부 전반기 26만명 집단 민원 해결”
- 수험표 배달에 수험생 수송까지...“콜택시냐” 경찰 내부 불만 나왔다
- Trump team plans to end EV tax credit, potentially hurting Korean automakers
- ‘해리스 지지’ 유명 배우 “미국 디스토피아, 떠나겠다”
-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도 시세 변동만 반영...현실화율 69% 동결
- 野 ‘이재명 무죄’ 법원 총집결에... 한동훈 “뻔뻔함 수준 넘어, 나라 망가뜨려”
- 제주서 불법 숙박업 혐의, 문다혜 검찰 송치
- ‘한동훈’ 이름으로 尹 비난 글 올린 작성자, 유튜버에 고발당해
- “노숙자 시절, 책 선물해준 은인 찾아요”… 베스트셀러 작가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