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시다!” 與의원·김행 퇴장에… 청문회 결국 파행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 후보자가 함께 퇴장한 뒤 복귀하지 않으며 결국 반쪽짜리 청문회로 전락했다.

5일 진행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두고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후보자에 내정됐다는 의혹과 ‘위키트리(소셜뉴스)’ 주식을 시누이에게 잠시 맡겼다는 ‘주식 파킹’ 논란 등 야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 사실이 아니라며 항변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 뉴스1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논란과 관련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김 후보자는 “딸이 원하지 않는다”, “저를 범죄자로 몰고 있다”며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이 “자료제출을 안하고 범법 행위가 아니란 것에 대해 증명을 못하면서 그런 식으로 태도를 유지하시면 본인이 사퇴하시던가요”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끈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퇴하라는 게 위원장이 할 얘기냐”, “위원장이 중립을 지켜라”, “사과하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권 위원장은 “중립을 지키면서 하는 얘기다. 김 후보자의 태도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계속 권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던 중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일어나 김 후보자에 다가가 “갑시다”라고 말했고, 김 후보자도 서류를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앉으라”, “어딜 도망가느냐”며 김 후보자를 막아섰고, 여당 의원들도 후보자 주변으로 몰려와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자 권 위원장은 오후 10시50분쯤 정회를 선포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과 김 후보자는 속개 예정 시간 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오후 11시50분쯤 청문회를 6일 하루 더 진행하기로 표결에 부쳤고,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청문회는 0시15분 속개했지만 여당 의원들과 김 후보자가 돌아오지 않자 오전 1시쯤 다시 정회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