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삼성전자, 다시 '팬 에디션' 출시한 까닭

김민성 2023. 10. 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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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9개월 만에 신작 '갤럭시 S23 FE' 출시
잠재 수요 공략해 점유율 수성 위한 전략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 FE(Fan Edition·팬 에디션)를 출시했습니다. 지난해 1월 갤럭시 S21 FE를 선보인 이후 1년 9개월 만입니다. 이는 지난달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를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최근 애플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만큼 이를 뿌리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2년만에 다시 돌아온 FE

FE는 갤럭시 팬을 위한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팬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에서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꼭 필요한 기능만 담은 제품이죠. 갤럭시 S의 일부 기능을 뺀 대신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업계에서 갤럭시 S FE 모델은 '준 플래그십' 제품으로 분류됐습니다. 

갤럭시 S23 FE는 갤럭시 S23과 동일하게 '다이나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를 채용했습니다. 또 '비전 부스터', '나이토그래피' 등 갤럭시 S23의 핵심 기능들도 대부분 가져왔죠. 같은 날 출시한 갤럭시탭 S9 FE 시리즈도 기존 갤럭시탭 S9의 주요 기능들을 대부분 가져왔습니다.

삼성 갤럭시 S23 FE, 갤럭시 탭 S9 FE 시리즈 사양 /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10 FE를 시작으로 FE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출시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는 FE 모델을 선보이지 않았습니다. 갤럭시 탭 S8도 마찬가지였죠. 당시 업계에선 갤럭시 S21 FE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올해 다시 FE 모델을 선보인 것은 애플의 추격이 매섭기 때문입니다. 올해 4분기엔 애플이 아이폰15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애플은 17%의 점유율로 2위였습니다. 지난 2분기 갤럭시 S23 출시 덕분에 애플과의 격차를 지난 1분기 1%포인트에서 5%포인트까지 벌렸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엔 아이폰14를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아이폰15가 나온만큼 삼성전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애플의 추격은 더 매섭습니다. 올해 아이폰15 시리즈 판매량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관련 IT팁스터(정보유출자)인 밍치궈는 아이폰15 프로맥스의 판매량이 전작인 아이폰14 프로맥스 대비 25% 늘어났다고 말했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아이폰15 시리즈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다면 애플이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글로벌 시장 리더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아이폰15 시리즈를 견제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FE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로섬 게임' 속 잠재 수요 공략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도 FE 재출시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시장 축소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품 다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시장이 줄어든 만큼 기존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여러 제품을 통해 판매량과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인 겁니다.

갤럭시 S23 FE / 사진=삼성전자

이에 따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 외에 새로운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갤럭시 S23 FE가 그 새로운 무기인 셈입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아쉽고 갤럭시S 시리즈나 아이폰 등 플래그십 제품은 가격이 비싸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잠재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인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S22 FE 모델을 출시하지 않은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제품 라인업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다시 준플래그십 모델인 FE를 통해 점유율과 판매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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