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도 넘게 왔어요"…'일본 여행'에 푹 빠진 한국인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관광산업서도 숙명의 라이벌
한국 찾은 외국인 54% "비교대상은 일본"
관광지수 세계 1위 日, 외인 관광객 韓 2배
한국이 22년 여행적자일때 일본은 8년 흑자
韓관광, 日 속도로 회복되면 GDP 0.12%↑
현실은 한국 관광객이 日 경제성장 도와
막오른 관광 한일전, 승자는?①에서 계속 이웃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관광산업에서도 라이벌일 수 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2019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 방문시 비교대상으로 삼은 국가는 일본이 54.3%로 가장 많았다.
결과적으로 한국만 방문했다는 응답이 93.7%로 압도적이었지만 '다른 나라를 함께 방문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39.7%는 '한국 전에 일본을 방문했다'고 답했다.
한국이나 일본 가운데 한 나라를 콕 집어서 여행하는게 외국인 관광객 절대 다수의 선택인 만큼 상대방을 꺾지 못하면 내가 망하는 '제로섬 게임'이 관광 산업에서도 벌어진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관광 한일전'에서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는 3188만명으로 1750만명인 한국의 두배에 달했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관광 경쟁력 지수에서 일본은 1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15위에 그쳤다.
한국은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이 더 많다. 그 결과 여행수지가 2000년 이후 22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2017년에는 147억달러(약 19조5878억원)의 적자를 봤다.
반면 만년 적자였던 일본의 여행수지는 2015년 5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19년에는 2조7023억엔의 흑자를 내는 등 8년 연속 여행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관광산업의 암흑기였던 코로나19 이후 성적도 한국이 일본에 뒤진다. 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103만명으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71% 수준까지 회복됐다. 같은 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32만명으로 2019년의 77.6%까지 회복됐다.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재개한게 작년 10월, 코로나 백신 증명서 같은 외국인 입국규제를 완전히 없앤 게 올해 5월에 이르러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회복속도다.
일본의 올해 1분기 여행수지가 7408억엔 흑자로 작년 4분기의 5258억엔보다 개선된 반면 한국의 여행수지는 32억4000만달러 적자로 작년 4분기의 23억달러 적자보다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과 같은 속도로 회복된다면 경제성장률이 0.1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의 경제성장을 돕고 있다. 2018년 한국인 관광객 754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2위와 3위인 중국(435만명)과 베트남(429만명)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숫자다.
올해 8월18일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864만명 가운데 약 3분의 1에 달하는 258만명이 한국인이었다. 2위 대만(138만명)의 두 배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올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0.2%포인트 더 증가시켰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 본 사람은 없다'란 말처럼 일본을 다시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비율은 엄청나다. 2019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가운데 '이번이 첫 일본 방문'이란 응답자는 38.1%에 그쳤다. 한국인 관광객 3명 가운데 2명은 일본을 두 번 이상 방문했다는 뜻이다. 일본을 찾은 횟수가 10번 이상이라는 한국인 관광객도 11.9%에 달했다.
흔히들 관광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도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 가치 산업이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관광을 '보이지 않는 무역'이라고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 1명이 쓰고 가는 돈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96개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 5명을 유치하면 1500~3000cc급 중형 승용차 1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관광은 지방 소멸을 막는 방안으로도 활용된다. 국제 친선, 문화 교류, 국위 선양 등 보이지 않는 효과도 만만치 않다. 선진국 대부분이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책결정의 우선순위로 두는 이유다. 막오른 관광 한일전, 승자는?③으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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