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파업 공화국 될라... 미국 최대 의료 파업 시작
미국 전역에 걸친 주요 비영리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의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종사자들이 4일(현지시각) 오전 6시를 기해 일제히 파업에 돌입했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미국 서부 지역에 거점을 둔 병원 네트워크다. 워싱턴 DC를 비롯해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등지에 40여개 병원과 620개의 진료소에서 환자 1270만명을 관리하고 있다. 2만4천여명의 의사와 6만8천여명의 간호사, 21만여명의 의료 기술직과 사무직원 등이 근무하고 있다.
카이저 퍼머넌트 노조는 최소 1만명 이상의 신규 직원을 선발하고, 2년간 임금 6.5%씩 인상할 것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거절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른바 ‘대퇴사’ 현상으로 미국의 의료 분야에서 500만명 이상이 퇴직했고, 종사자의 3분의 2가 번아웃을 경험하면서 퇴직 비율이 5명 중 1명꼴에 달했다”며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을 회사 측에 요구해 왔다.
이번 파업에는 간호사, 약사를 비롯한 기술직과 사무직 직원, 주방 및 청소부 직원까지 7만5천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추산된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응급실 등 일부는 의사와 대체 인력을 투입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국 내 주요 언론에 따르면 수만 명의 의료 종사자들이 동시에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에서는 최근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파업, 자동차에 이어 의료부문까지 파업에 돌입하면서 파업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미국에서는 산업 전반에 걸쳐 임금 인상 및 노동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크고 작은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은 지난 5월 2일(현지시각)부터 파업에 돌입하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시위에 나섰다. 미국 영화·TV 작가 노동조합인 WGA 차원의 총파업은 2007년 저작권료 인상을 요구하며 100일 파업을 벌인 지 16년 만이다. 이 파업은 지난달 27일 종료될 때가지 약 5개월을 끌었다.
그러나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지난 7월부터 계속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직원들이 사측의 대량 해고와 재택근무 축소에 반발해 지난 6월 31일 파업에 나서 아마존 본사에 있는 대형 유리돔 ‘스피어스’ 앞에 모여 현장 시위를 벌였다. 전 세계 아마존 직원 1천8백여 명도 온라인을 통해 시위에 동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서부 대도시에서 지난 7월 2일(현지시각) 주요 호텔 종사자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나가 치솟는 물가에 맞춘 임금 인상을 해달라며 파업을 벌였다.
또 지난 15일에는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빅3′ 자동차 업체가 포함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일부 공장에서 동시 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추가로 7천명이 파업에 참여하며 전체 조합원의 17%가 파업에 동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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