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을 높여라" 롯데온에 쏠리는 시선

한전진 2023. 10. 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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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로 '실적 개선'에도 아직은 낮은 점유율
디지털 전략 성과 가시화…대대적 마케팅 주목
롯데온 / 사진=비즈워치

롯데 이커머스 '롯데온'이 존재감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년간 꾸준히 이어진 나영호 대표의 디지털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시장 점유율로 고민이 여전히 큰 상태다. 실적 가시화가 시급한 가운데 톱스타를 내세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 주목된다.

3년 만에 드러나는 성과

우선 실적 성적표를 보면 지난해보다 상황은 나아졌다는 평가다. 롯데온의 지난 상반기 영업손실은 410억원으로 전년 동기(950억원) 대비 500억원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0억원으로 25.7% 증가했다. 지난 2021년 나영호 대표 취임 이후 3년 만의 성과다. 지난해 시작했던 뷰티와 명품 등 버티컬 서비스가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롯데온 상반기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롯데의 MD(merchandiser) 파워를 온라인에서 극대화하는 게 나영호 대표의 전략이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고급 화장품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시작으로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 패션 전문관 '온앤더패션'을 선보였다. 올해 4월에도 키즈 브랜드로 구성된 '온앤더키즈'도 열었다. 이 덕분에 방문자, 구매자 수 등 지표가 개선됐다.

성장통이던 거버넌스 통합 여파를 거둬낸 성과도 있다. 이는 롯데쇼핑 각 계열사의 온라인 사업을 e커머스사업부로 통합하는 작업이었다. 인력과 자산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각 계열사의 온라인 적자도 떠맡아야 했다. 이런 회계처리 기준은 지난해 말부터 정상화되는 중이다. 롯데온 판매 상품의 수익을 나누는 사업부 간 타협도 이뤄냈다.

나영호 대표는 롯데의 상징적인 '외부 수혈' 인사다. 그는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에서 근무하다 2021년 4월 롯데쇼핑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롯데온 '성장' 특명을 받았다. 직급제도를 폐지해 부서 간 수평적 협업 시도를 확대하는 등 롯데에 ‘디지털 DNA’를 이식한 인물이다. 임직원 평판도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은 높고 먼 '고지'

다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롯데'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아직 시장 존재감이 미미해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쓱닷컴·지마켓 11.5% 11번가 7% 등이다. 롯데온은 5%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초라한 점유율이다. 

전문몰 론칭 후 롯데온 화장품 매출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최근 쿠팡의 약진이 롯데온 등 빅3 이커머스 후발주자들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제 연간 흑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커머스를 발판으로 사업을 끝없이 확장 중이다. 

이에 반해 롯데 등 후발주자들의 대응 속도는 늦다는 지적이 많다. 경쟁사인 신세계의 경우도 SSG닷컴의 고전이 뼈아픈 상황이다.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신세계유니버스 멤버십 등 핵심 프로젝트도 초반 분위기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추격 위한 승부수 계속 띄운다 

다행히 롯데온의 디지털 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최근 롯데온은 각각의 버티컬 서비스를 모은 무료 통합멤버십 '온앤더클럽'을 선보이면서 전열을 추가로 가다듬었다. 기존의 뷰티 전용 멤버십에 온앤더럭셔리, 온앤더패션 등 4개의 버티컬 서비스를 모두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층을 확장해 충성고객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나영호 대표가 그간 쌓아온 롯데 온라인 역량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오카도(Ocado)와 어떤 협업 모델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오카도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이다. 지난해 롯데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e-Grocery)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앞으로 8년간 9500억원을 투입해 10년 후 매출 5조원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자동화물류센터(이하 CFC) 6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공략이 목표다. 이커머스와 직결된 물류 강화와 함께 향후 롯데온과 온라인 비즈니스 조율을 어떻게 해나갈지도 관건이다.

가수 이효리를 필두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 중인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이효리가 상업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약 10년 만이다. 플랫폼 주요 고객층인 3040세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단 계획이다. 롯데온은 지난 4일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이달 16일부터 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두 달간 본격적인 광고 캠페인을 펼친다. 롯데온 역시 2020년 4월 출범 이후 첫 광고다. 그만큼 낮은 존재감 높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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