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전문가가 남자 축구 평가하는 건 문제가 있다!"…'英 전설'이자 '발롱도르 수상자'의 성차별 막말 논란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영국 축구의 전설이자 발롱도르 2회 수상자, 그리고 영국 대표팀 감독까지 역임했던 케빈 키건의 '막말 논란'이 일어났다.
키건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 출신이었다. 리버풀의 전설이자 함부르크의 전설이기도 하다. 그는 1978년과 1979년 2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이런 영국을 대표하는 그가, 여자 축구 전문가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만들었다. 핵심은 남자 축구 경기의 평가와 분석을 여자 축구 전문가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차별적 발언으로 보인다.
키건은 최근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의 발언은 '케빈 키건과 함께 하는 저녁'이라는 강연에 참석한 250명의 청중 앞에서 나왔다. 이 발언을 영국의 더 타임스, 데일리 메일, 데일리 스타 등이 보도했다.
"나는 정직해야 한다. 내가 말하는 게 공유된 의견이 아닐 수 있다"며 말문을 연 키건은 "여자 축구 전문가들이 남자 축구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는 여성 축구 전문가들의 평가를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이유에 대해 "여자 전문가들은 남자 축구를 논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잉글랜드 남자 대표팀이 경기를 하고 있는데, 잉글랜드 여자 축구 선수가 잉글랜드 남자 대표팀을 분석하면서 '내가 그 위치에 있었다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면? 그 여성은 남자 선수와 똑같은 경험을 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똑같은 경험이 없어서 여자 전문가들은 예리하지 않다. 여자 축구 선수는 남자 축구를 경험할 수 없다. 그래서 똑같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경험이 없는 여자 축구 전문가들이 남자 축구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발언이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키건 역시 의식했다. 그는 "내가 여자 축구 전문가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자 전문가들 중 몇몇은 매우 훌륭하다. 그들은 남자 전문가보다 더 잘한다. 매우, 매우 훌륭한 여성 전문가가 있다. 그중 한 명이 개비 로건이다. 나는 로건과 함께 일을 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BBC'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건은 10년 넘게 여자 축구 방송의 최전선에 있는 대표적인 여성 축구 전문가로 통한다.
마지막으로 키건은 최근 축구 해설진 전체를 향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72세의 키건은 "요즘 전문가들은 말이 너무 많다. 계속 지껄이고, 지껄이고, 또 지껄인다. 지금 세대가 좋아하지 않는 방식이다. 말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움직이는 몸짓으로 말을 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더 이상 우리가 같은 사람들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는 갔고, 다음 세대를 위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케빈 키건, 개비 로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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