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 등에 달러 썼다"…외환보유액 두 달째 감소

9월 강달러 등에 외환보유액 42억달러 줄어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강달러 현상과 환율 방어를 위한 조치 등으로 인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3년 9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41억2000만달러로 전월 말(4183억달러) 대비 41억8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이는 8월 말(-35억달러)에 이은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번 외환보유액 감소는 강달러 영향이 컸다.

유로화와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화 지수는 지난달 중 3.0% 크게 상승했다. 유로화(-3.3%), 파운드화(-4.5%), 엔화(-2.0%) 할 것 없이 주요 통화 가치가 일제히 깎였다.

이에 따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다.

환율 상승도 뒤따랐다.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1331.73원으로 전월비 0.8% 상승했다.

이 같은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에 따른 일시적 효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은 등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이 체결한 외환스와프는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시기에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해 외환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쉽게 말해 증시가 좋지 않을 때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매입을 목적으로 달러를 사들이면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으니 이를 막고자 외환 당국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원화를 받고 달러를 주는 스와프 거래를 맺는 것이다.

9월 말 외환보유액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이 3725억9000만달러(전체의 90.0% 비중)로 전월보다 64억4000만달러 줄었다.

반면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은 174억달러(4.2%)로 전월 대비 25억6000만달러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48억달러(3.6%), 금은 47억9000만달러(1.2%), IMF 포지션은 45억4000만달러(1.1%)로 나타났다.

8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국제 순위는 전월보다 한 단계 떨어진 세계 9위로 나타났다. 전월에 9위였던 홍콩(4184억달러)이 우리나라(4183억달러)를 제치고 8위 자리에 올랐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