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맥주·공공요금 줄줄이 인상 대기… 고민 깊은 한은 [고물가 비상]
수확철 농산물 가격 안정 기대하지만
고유가·원유값 인상 등 상승 요인 많아
한·미 금리差 추가 확대 가능성도 악재
전문가들 “기준금리 인상 필요한 시점”
물가상승률 外 다양한 요소 고려 필요
당장 인상 결정 내리기는 쉽지 않을 듯
안정세를 찾는 것처럼 보였던 물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물가 상승세가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 대내외 변수도 적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차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물가 불안 요인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주요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자발적 감산 연장 조치에 따른 고유가가 지속적으로 물가를 흔드는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는데 9월 중하순에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등 고공행진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한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오는 19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정한다.
기준금리 결정에는 물가상승률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해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는(매파적)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역대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물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물가 상승 압력과 미국의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한 금리 상승세 그리고 우리나라 통화가치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계속 덜어 가고,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부담도 줄여 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병훈·이강진·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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