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천억 들여 고로 개수중…폐쇄한다더니 수명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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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약 5천억원을 들여 포항과 광양의 제철소 고로 두 곳을 개수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이 완료되는 때로 예상하는 2030년 이전에 개수 시점이 돌아온 고로 설비는 개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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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 완료까지 불가피”
포스코가 약 5천억원을 들여 포항과 광양의 제철소 고로 두 곳을 개수하고 있다. 개수는 용광로 성능 개선을 위해 생산을 중단한 채 설비를 신예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수소환원제철’로 단계적 대체·전환하려는 계획을 가진 포스코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고로 개수에 수천억원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6일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포스코는 지난해 9월 2690억원을 들여 포스코이엔씨와 포항 4고로 3차 개수 계약을 했다. 포항 4고로는 1981년 2월 첫 조업을 시작한 뒤 연간 530만톤의 쇳물(승용차 1만4500대 분량)을 생산해 온 세계 최대 규모 급의 고로로, 개수 작업은 2024년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또 광양 2고로도 포스코이앤씨와 2차 개수를 위한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고로를 개수한다는 것은 석탄(코크스) 기반의 철강 생산 공정을 지속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번 개수를 하면 10년 이상 고로의 수명이 연장되기 때문이다. 고로 폐쇄를 통한 탄소배출량 감축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포항 4고로와 광양 2고로의 탄소배출량은 한국남부발전이 운영하는 하동 석탄화력발전소의 연 배출량(400만㎾급)과 비슷할 정도다. 2022년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019만t에 이른다.
이런 포스코 행보에 환경단체 쪽은 ‘탄소 중립’을 향한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한 환경단체 활동가는 “2020년에 일찌감치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단계적으로 고로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폐쇄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두 개의 고로를 15년 이상 더 사용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포스코의 탄소 중립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특히 고로 폐쇄 시점과 관련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이 완료되는 때로 예상하는 2030년 이전에 개수 시점이 돌아온 고로 설비는 개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 이후에 개수 시점이 도래하는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이전까지는 일종의 연결 기술인 ‘고로 기반 저탄소 연결(브릿지)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있다.
이 ‘연결 기술’은 일단 고로에서 사용하는 주원료인 철광석 중 펠렛(철광석을 파쇄·선별 후 일정한 크기의 구형으로 가공한 원료)과 에이치비아이(HBI·철광석에서 산소를 미리 제거해 환원된 원료)를 더 많이 사용해 화석연료를 저감하는 것으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포스코는 또 탄소 중립 철강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전기로’를 만들기로 하고, 지난 2월 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전기를 이용해 고철을 녹이는 전기로는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이는 방법에 비해 탄소배출량을 75%까지 줄일 수 있다. 다만 전기로 방식은 전기를 많이 써야 해 여전히 화석연료 발전 등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포스코는 “고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로 내부에서 고온의 쇳물을 견디는 내화벽돌과 기타 부속설비를 교체하지 않을 경우 고로를 폐쇄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개수가 필수적”이라며 “고로 8기 전체를 수소환원설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이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국가전략기술 지정 등 세제 혜택 확대와 실증기술 개발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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