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2차전지株 저가에 '줍줍'할까
LG엔솔, 日 토요타 수주에 2.5%↑
개미, 초전도체 테마 시들해지자 2차전지주 다시 기웃
외국인, 2차전지 팔고 자동차·통신주로 갈아타
양극재 판가 하락 지속…"실적 성장 기업, 선별적 투자해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급락했던 2차전지주가 전날 부진을 딛고 하루 만에 반등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전기차주들의 강세에 LG에너지솔루션의 토요타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하는 속에서도 상승을 지켜냈다.
개인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과 초전도체, 로봇 등 새로운 테마주에 밀려 하락세를 걷던 2차전지주를 다시 사모으고 있다.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가 80만원대까지 밀리자 저점매수 기회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역성장 등을 고려해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테슬라 훈풍에 LG엔솔 토요타 ‘수주’ 호재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 거래일보다 1만1500원(2.52%) 오른 4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051910)은 3.29%, 삼성SDI(006400)는 0.93%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086520)가 1000원(0.12%) 오른 82만5000원, 엘앤에프(066970)는 3.93% 뛴 16만3800원에 마감했다. 더블유씨피(393890)도 4.42% 상승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가 강세로 마감한 것이 국내 2차전지주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5.93% 오른 261.16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 차량인도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공정 개선을 위한 계획된 생산 중단이라며 올해 생산 목표치 180만대는 변함없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뛰었다. 이달 중순 시작된 미국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영향이 덜하고, 사이버트럭 출시 임박 등 신차 모멘텀도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일본 완성차 기업 토요타와 공급계약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토요타 자동차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을 제외하고 LG에너지솔루션 단일 수주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2차전지주가 다른 업종에 비해 낙폭이 컸다는 인식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차전지주는 추석 연휴 직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다른 업종과 견줘 낙폭 두드러졌다. 에코프로가 8.55% 빠진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7.11%), 엘앤에프(-9.05%), LG에너지솔루션(-4.30%), 삼성SDI(-5.37%)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둔화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2차전지주와 바이오주로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코스닥 시장에서는 2차전지가 반등했으나 거래대금 감소, 개인 매물 출회 등의 영향으로 전날 낙폭의 4분 1 수준을 되돌렸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 테마 시들해지자 개미들 다시 2차전지로
최근 초전도체를 비롯해 맥신, 양자컴퓨터 등 과학기술 테마주가 시들해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다시 2차전지주를 꾸준히 모아가는 분위기다. 최근 한 달간(9월5~10월5일)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비엠 등 7개가 2차전지 관련주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 주가가 전 고점 대비 반토막 나자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들은 2차전지주를 내다 팔고 자동차, 통신, 화장품주로 갈아타며 개인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양극재 판가 하락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낮다는 판단이 나온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 축소와 미국의 자동차 노조 파업 등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이 6월 말 고점 대비 49% 급락했고 니켈 등 전구체 가격도 같은 기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4분기도 양극재 판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3분기 대비 1% 오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를 낮추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의 속도 조절을 염두에 둔 보수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관련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에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권역별 공급망, 수직 계열화, 리사이클링 조건을 모두 충족한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 및 이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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