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 돌아온다던 류현진,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美 언론 "RYU, ML 팀과 계약 원해"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팀과 계약하고 싶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WC) 시리즈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0-2로 패하면서,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올해 정규시즌 막판까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토론토는 3경기를 남겨두고, 와일드카드 진출권 확보까지 매직넘버 2를 남겨둔 시점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가져갔다. 토론토의 선택은 류현진이 아닌 기쿠치 유세이였다.
당초 지난달 30일 경기는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좀처럼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하는 상황이 거듭되고, 류현진이 두 경기 연속 조기강판을 당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자 토론토가 승부를 띄운 것이었다. 당시 류현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기쿠치는 5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고, 탬바페이 레이스를 꺾으면서 매직넘버를 1로 줄여냈다.
류현진 '손'에 달려있던 매직넘버 1. 이를 자력으로 없애지는 못했다. 기쿠치와 등판 순번을 바꿨던 류현진은 탬파베이를 상대로 3이닝 동안 7피안타를 내주는 등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고, 토론토 또한 매직넘버를 자력으로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히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경쟁하던 다른 팀이 패하면서 남아있던 매직넘버가 소멸, 토론토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기쿠치와 류현진이 등판 순번을 변경한 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컸다. 류현진이 기쿠치와 순번을 바꾸지 않고 정상적으로 등판했더라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경우 정규시즌과 달리 다수의 선발 투수가 필요하지 않은 만큼 5선발로 밀려난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생기게 됐다.
당시 'MLB.com' 또한 "투수 쪽에서는 5선발인 류현진에게 로스터에서 어떠한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엔트리 탈락을 전망했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토론토는 지난 4일 미네소타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앞서 엔트리를 공개했는데, 류현진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토론토의 입장에서 불펜 경험이 전무한 류현진을 엔트리에서 빼는 것은 어쩌면 현명한 선택이었다.
류현진을 빼고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 토론토의 가을야구는 너무나도 짧게 끝났다. 토론토는 4일 미네소타와 1차전에서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을 투입했으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5일에는 호세 베리오스와 기쿠치를 모두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0-2로 패했고, 토론토의 포스트시즌은 이틀만에 종료됐다.
토론토가 올 시즌 일정을 마두 마치게 되면서, 일단은 류현진도 당분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을 일이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가 끝난 뒤 스토브리그가 개장되면 류현진은 FA(자유계약선수)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81억원)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류현진이 토론토와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토론토와 동행은 마침표가 찍히게 된다.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류현진의 거취다. 나이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류현진이 계속해서 메이저리그에 잔류하게 될지, '친정' 한화 이글스로 복귀할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과거 한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고, 한화 또한 최근 류현진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KBO리그로 돌아올 가능성은 조금 낮아보인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막바지 세 경기에서 조기강판을 당하면서 체면을 구겼지만, 올해 1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로 시즌을 마쳤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지난 8월 5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활약했고, 9월에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MLB.com'은 "투수들이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후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보통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류현진은 아니었다"며 "이제 36세인 류현진은 지난 FA 때 4년 8000만 달러와 같은 계약을 품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꾸준하다면 한 달 전에는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수익성 있는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부진한 투구로 인해 구단과 언론의 평가가 달라졌을 수 있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남고 싶은 눈치기도 하다. 캐나다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5일 SNS를 통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팀과 계약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굳이 다년 계약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메이저리그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곧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이 과연 어떠한 팀과 얼마나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게 될까. 분명한 것은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후 경쟁력을 증명했고, 내년에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스토브리그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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