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죽음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썼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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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언론인이 한 가지 주제를 천착해 내놓은 저작물에는 대개 비슷한 장점이 있다.
현장의 구체적인 모습부터 사회경제적 배경까지 사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산재가 왜 계속 일어나는 겁니까?' 누가 묻는다면 앞으로는 이 책을 내밀겠다"는 추천사(은유)에 걸맞게, 한국사회가 여태 풀어내지 못하는 숙제를 열정적으로 탐구한 노작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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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
신다은 지음 l 한겨레출판 l 1만8500원
성실한 언론인이 한 가지 주제를 천착해 내놓은 저작물에는 대개 비슷한 장점이 있다. 현장의 구체적인 모습부터 사회경제적 배경까지 사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겨레에서 노동·사회 현안을 주로 취재하는 신다은 기자는 매일같이 끼여서, 떨어져서, 질식해서, 감전돼서 죽는 노동자들의 소식들을 접하면서 ‘산업재해’라는 구조화된 죽음에 매달리게 됐다. 해마다 800명 넘는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데, 왜 이들 대다수의 죽음은 공장 담벼락조차 넘어서지 못하는 것일까. 이 순수한 슬픔과 분노가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뒤늦은 ‘애도 일기’를 빚었다.
지은이는 구의역 김군, 평택항의 이선호, 태안 화력발전소의 김용균, 그리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산재를 취재해, 그들이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분절화된 일터의 모습과 이들을 기억하는 애절한 목소리, 산재의 한쪽 당사자인 기업의 책임회피, 행정당국과 수사기관의 안일한 접근 방식, 일회성에 그치는 언론의 취재 관행까지 한 권의 책 안에 담아냈다. “‘산재가 왜 계속 일어나는 겁니까?’ 누가 묻는다면 앞으로는 이 책을 내밀겠다”는 추천사(은유)에 걸맞게, 한국사회가 여태 풀어내지 못하는 숙제를 열정적으로 탐구한 노작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산재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손쉬운 해법이 있을 리 없다. 지은이는 한 사람의 죽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만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이 책은 “그 긴 여정에 함께하는 독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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