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독서를 파는 책방, 이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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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올시다'는 독서를 파는 책방이에요.
대학원에서 독서학을 공부하며 독서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독서가 한 사람의 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책방을 찾아주는 손님 한 분 한 분께 "독서란 이런 거구요. 여기서 이렇게 저렇게 독서를 즐겨주세요"라며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을 순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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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올시다’는 독서를 파는 책방이에요. 대학원에서 독서학을 공부하며 독서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독서가 한 사람의 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독서를 팔기로 했죠.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독서라고 부를 순 없었어요. 책을 선택하는 것부터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사유하고, 자신을 알아가며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까지 나아가야 독서라고 배웠으니까요.
하지만 이를 서점에 적용하기 쉽지 않았어요. 책방을 찾아주는 손님 한 분 한 분께 “독서란 이런 거구요. 여기서 이렇게 저렇게 독서를 즐겨주세요”라며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을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재밌는 독서 활동들을 곳곳에 비치하기 시작했어요. ‘아, 이올시다에 가면 참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라는 말을 듣는 걸 목표로 삼았죠.
가장 먼저 ‘키워드 지도’를 만들었어요. 흥미로운 키워드 중심으로 책을 분류하고 그걸 표시한 지도죠. 소설, 사회과학, 에세이 같은 장르로 책을 분류하지 않고, 공감, 노동, 불안, 기록, 감각 등의 키워드로 책을 분류했어요. 지도 앞에 서서 어떤 키워드가 눈에 들어오는지, 내 관심사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죠. 또 생각지도 못했던 반가운 책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분기마다 ‘계절 큐레이션’도 선보이고 있어요. 계절에 어울리는 단어 하나를 골라, 그 단어를 앞세워 다양한 분야의 책을 큐레이션 하는 거죠. 이번 가을 시즌에는 쌀쌀해진 가을 바람과 어울리는 ‘코트’를 중심으로 여섯 권의 책을 큐레이션 했어요. 큐레이션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에도 아카이빙 하고 있어요.
‘계절 큐레이션’에는 10분 내에 할 수 있는 독서 활동도 함께 제공해요. 이번 큐레이션 ‘코트’의 독서 활동은 양양 작가의 ‘계절의 냄새’를 중심으로 꾸렸어요. 작품 속 아이는 퇴근한 아빠에게 유리병에 소중하게 모아둔 계절의 냄새를 소개하는데요. 아빠는 병 안에 고이 담긴 냄새로 아이의 하루를 들여다보죠. 손님은 아이가 모은 다채로운 계절의 냄새처럼 자신이 품고 있던 가을 냄새를 떠올릴 거예요. 그러곤 준비해둔 코르크 마개가 있는 작은 유리병에 작품 속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소중한 냄새와 그 냄새에 담긴 이야기를 고이 담아보는 거죠. 짧은 시간이지만 독서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시즌 북클럽’도 운영하고 있어요. 가을 시즌에는 ‘일상’을 중심으로 고른 책을 한 달에 한 권 읽는데, 9월에는 찰스 스펜스의 ‘일상 감각 연구소’를 읽었어요. 감각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다중감각 인식을 만들어 내는지, 다중감각 신호와 환경을 최적화해서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봤어요. 특히 ‘센스해킹’이라는 개념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그 외에도 밑줄 공독, 위안 서랍, 작품을 온몸으로 느끼는 북토크, 깊이 있는 읽기로 나아가는 독서모임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해도 어떤 책인지 들여다봐야 알 수 있잖아요. 독서가 낯선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이올시다이니, 언제든 놀러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글·사진 책방지기 ‘이올’
책방 이올시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포은로 146(망원동) 명현빌딩
litt.ly/iolsida.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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