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급감에 리스크 우려까지"…증권업계 하반기 전망 '먹구름'

박승희 기자 2023. 10.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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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코스피·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 2개월 만에 -30% '뚝'
"해외 부동산·PF 리스크 해소 일러…3Q 실적 컨센서스 하회 전망"
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2023.10.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올해 상반기 증권사 실적을 떠받쳤던 거래대금이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줄기 시작하면서 증권업계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해외 투자자산 평가 손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추가 발생 가능성도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코스피·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은 19조786억원으로 지난 7월(27조3893억원) 대비 30.34% 줄었다. 지난 8월(22조9480억원)과 비교해도 4조원 가까이 축소됐다.

이차전지(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테마주 열풍에 일일 증시 거래대금은 62조8333억원(7월26일)까지 올랐다. 그러나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줄고 투심이 식으며 8월 말부터 20조원을 하회하는 일이 잦아졌다. 9월27일엔 14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을 지닌 투자자예탁금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9월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9899억원으로 50조원 선을 밑돌았다. 지난 7월27일 58조1991억원까지 올랐던 예탁금은 지난달 15일 약 4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조원을 하회했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와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상반기 실적에서 선방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덕이었다.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는 지난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조83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증시에 흘러드는 자금이 줄고 각종 리스크가 잔존한 상황이라 하반기에는 실적 방어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례로 KB증권은 올해 3분기 상위 5개사 합산 순이익을 7146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2.8%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위축된 바 있다. 여기에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손실, 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도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이 금융업권 내에서 가장 높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요주의 이하 등급이라는 것은 이미 연체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투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집행했던 일부 회사들에게는 자본이 크게 감소하는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의 지원책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높아진 금리와 원가는 여전히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증권사 역시 충당금 적립이나 유동화 PF 인수를 통한 만기 연장 등을 하고 있지만 빠른 리스크 해소를 기대하기는 여전히 이르다. 여전채 금리가 3분기 다시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4분기에는 추가적인 회복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련 이슈가 적은 증권사들이 컨센서스 하회 폭이 적을 것으로 관측했다.

강 연구원은 "부동산 PF 및 해외부동산 펀드 관련 익스포저가 적은 증권사를 보유하는 전략을 택하면 삼성증권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산 손상차손, NH투자증권은 채권형 랩 및 사모펀드 관련 비용 부담이 있고 키움증권은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트레이딩 손익 악화 영향으로 컨센서스를 상대적으로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 해외 부동산이나 PF로부터의 이슈가 적어 컨센서스 하회 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부동산 관련 이슈와 CJ CGV 관련 손실이 반영되며 컨센서스를 가장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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