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저승사자' 최상의 예방법…"효도백신 꼭 맞으세요"
고령층·만성질환자 적극 권고…65세 이상 무료 접종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폐렴구균 감염으로 균혈증, 뇌수막염까지 진행되면 치명률은 60~80%까지 증가합니다. 백신 꼭 맞으세요. 특히 65세 이상은 필수입니다."
백신의 계절이 돌아왔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2회 접종 대상자를 시작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5일부터는 1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도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폐렴구균 백신도 함께 접종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어르신 폐렴구균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4일부터 적극 홍보하고 나섰고, 전문가들도 독감 백신을 맞을 때 폐렴구균 백신도 함께 맞는 것이 좋다고 적극 권고하고 있다. '죽음을 부르는 저승사자'인 폐렴을 막을 방법은 여전히 백신뿐이라는 설명이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균, 기생충, 리켓치아 등 외부 미생물이나 화학물질, 음식물, 이물질 흡인에 의해 폐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기침, 객담, 객혈, 흉통,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전신 염증 반응, 모든 장기의 잠재적인 이상 등이 발생해 생활의 질이 떨어지거나 심지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문제는 폐렴의 원인균이 35~50% 정도만 밝혀졌다는 데 있다. 그중 가장 흔한 원인균은 폐렴구균으로 원인균이 규명된 폐렴의 26.8%를 차지한다. 지역사회 폐렴으로 입원하는 환자의 약 10% 정도는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가 필요한데, 이들 환자의 약 3분의 1이 폐렴구균이 원인이 돼 입원하게 된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심장·신장·간 만성질환, 알코올중독, 악성종양, 의식저하 등이 있으면 폐렴의 예후는 상당히 나빠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으로 인해 사망한 한국인의 수는 인구 10만 명 당 52.1명으로 암(162.7명), 심장질환(65.8명), 코로나19(61명)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바이러스성 폐렴에 확실한 치료효과가 있는 약제가 아직 없고 흡족한 진단 기술 또한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진원 중앙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과 폐렴은 겨울철부터 초봄까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는데 두 질환 모두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중증감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독감으로 인해 폐렴뿐 아니라 세균성 폐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독감 예방 접종을 할 때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동시에 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만성폐질환 진단을 받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결과,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가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폐렴구균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독감과 폐렴은 백신 접종으로 상당한 예방을 할 수 있다"며 "영유아나 65세 이상 노인, 면역력이 저하돼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언제든지 접종할 수 있다. 다만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매년 10~11월 고위험 환자에게 폐렴구균 백신도 함께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2세 이하의 영유아와 65세 이상의 고령층, 50세 이상의 성인 중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신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은 폐렴구균 백신을 한 번 맞았다면 재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다만 처음 예방접종 후 5년이 지났거나 65세 미만에 접종했다면 재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18세부터 64세에서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호흡기질환, 심장혈관질환, 당뇨, 간질환, 간경화, 알코올중독, 신장질환, 신증후군, 인공와우이식, 두개골 골절 등으로 인한 뇌척수액 누출 등이 있는 경우에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야 한다.
면역이 심하게 저하되어 있거나 만성신부전이나 신증후군의 경우에는 두 번 접종을 받는 게 좋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접종을 해도 좋다.
질병청 관계자는 "독감, 폐렴구균,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투여했을 때 면역 간섭과 안전성의 우려가 없다는 것이 확인돼 접종 간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함께 접종해도 된다"면서 "아직 폐렴구균 백신을 맞지 않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라면 가까운 지정 의료 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으니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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