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ETF와 장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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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재테크에서 필수템(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아이템)으로 여겨지며 유행했던 적립식 펀드가 어느 순간 투자자들의 말 속에서 사라졌다.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미래를 위한 자산을 축적하기보다는 일시에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식의 투자가 유행하면서다.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자리잡으면서 수익률에 따라 단기매매가 일상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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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재테크에서 필수템(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아이템)으로 여겨지며 유행했던 적립식 펀드가 어느 순간 투자자들의 말 속에서 사라졌다.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미래를 위한 자산을 축적하기보다는 일시에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식의 투자가 유행하면서다. 과거 허황된 소문이나 펀더멘탈과 관련 없는 일시적인 이벤트로 투자하는 것을 일컬였던 '테마주 투자, 테마 투자'란 용어가 최근엔 일반적인 투자 전략의 하나로 여겨진다.
가상자산 폭등, 2차전지 종목 열풍 등을 거치면서 'FOMO(나만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 '벼락거지' 등의 말이 확산된 것도 대박 수익에만 집중하는 트렌드를 잘 드러낸다. 몇 개월 사이 수백%의 수익을 거둔 사례를 자주 접하다 보니 장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꾸준히, 조금씩 자산을 증식하는 투자는 성에 차지 않게 된 것이다.
펀드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자리잡으면서 수익률에 따라 단기매매가 일상화되고 있다.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운용업계 새로운 활력으로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단기방향성 매매로만 집중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기 수익률에 쏠리면서 이를 반영한 테마형 ETF 출시도 이어졌다. 2차전지 ETF, AI·메타버스·로봇 ETF가 대표적인 예다. 물론 2차전지나 AI, 메타버스, 로봇 산업의 성장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대만으로 실적으로 보여준 것보다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한 주가는 큰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2차전지 ETF는 상반기 최대 7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근 1개월 수익률 -20%에 달하는 종목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모펀드의 위축은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른다. 지난 2021년 211조원이었던 공모펀드 시장(ETF 제외)은 지난해 말 197조원으로 감소했다. 연금성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인 TDF(타깃데이팅펀드) 등도 업계의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상품의 장기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년 이상된 TDF 235개 상품 가운데 1개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5년 수익률이 플러스였고 이 가운데 85%(201개)는 10% 이상의 누적 수익률을 거뒀다. 은퇴 시점 등 목표 시점에 맞춰 투자 전략을 변경하며 노후자산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의 상품에 적합한 성과인 셈이다.
정부가 침체된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다. 공모펀드는 장기투자를 통한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 투자를 유도할 만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연금 상품 등에 장기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실효성 있는 장기 투자 지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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