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인천 모자 살인 사건…끔찍한 존속 살인, 공모자 아내는 '극단적 선택'하며 결백 주장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모자는 어디에?
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형사 수첩 속 가족사진 - 아들의 기묘한 여정'이라는 부제로 2013년 8월 인천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의 그날을 조명했다.
지난 2013년 8월 16일 인천의 한 경찰 지구대에 20대 남성이 어머니가 사라졌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형의 이야기로는 등산을 갔다는 어머니가 며칠째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이에 실종 신고자인 차남은 어머니의 행방을 걱정하는 자신과 달리 형의 태도가 이상했다며 자신을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고 장남의 소유 차량이 어머니가 실종된 다음 날 강원도와 경북 일대를 700여 km나 주행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에 경찰은 해당 차량을 찾았고 집 근처에서 발견된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모두 제거되어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형에게 연락을 했다. 그런데 형의 행방까지 묘연해져 찾을 수 없었다. 이에 경찰은 실종자의 집을 찾았고, 화장실에서 강하고 역겨운 세제 냄새를 맡고 모자가 사라진 이 사건이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닐 수 있다고 직감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용의자가 체포되었다. 체포된 용의자는 다름 아닌 어머니의 실종 신고를 한 차남이었다. 그가 체포된 혐의는 존속 살해 및 살인 혐의.
사실 경찰은 실종 신고 때부터 수상함을 느꼈다. 당시 해당 실종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실종 사건 접수를 보고 받았다. 그런데 실종 신고를 하러 온 동생이 형의 차량을 운전해서 신고를 하러 왔고 주거지가 인천에 있음에도 어머니 집에서 이틀 동안 머무르다가 왔다는 보고를 듣고 싸한 분위기를 느꼈다"라고 떠올렸다.
차남은 형이 어머니의 실종과 연관이 있지 않겠냐는 의도로 이야기를 했지만 장남의 생활 반응은 차남의 진술과 달리 13일 저녁 후로 끊어져 있었다. 또한 장남의 차량 통행권에는 차남의 지문이 검출되어 경찰은 그가 범인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차남은 지문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잡아떼며 결백을 주장하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에 결국 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탐문 수사를 통해 실종자가 실종되기 전 주변에 차남이 돈을 요구해오고 있으며 차남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웃은 13일 실종자의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중요한 단서를 찾기 위해 차남의 아내를 만났다. 경찰의 등장에 아내는 거센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경찰은 아내를 설득해 대화를 유도했다.
집안 전체가 쓰레기장 같았던 차남의 집. 아내는 경찰과의 면담 중 습관처럼 감기약을 마시는 이상 해동을 보였다. 또한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유일하게 정리된 곳은 책장이었는데 책장에는 범죄 관련 서적이 가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아내는 프로파일러가 꿈이라며 전문가 수준의 수사 용어를 꽤 사용하며 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경찰은 두 사람의 면담을 통해 차남과 아내가 남다른 유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들의 심리적 연결고리를 깨기 위한 심리전을 시작했다.
경찰은 투 트랙으로 조사를 시작했는데 기본적을 같은 장소에서 면담은 금지해 사소한 접촉도 차단했다. 그리고 아내와의 면담은 프로파일러가 담당했다.
또한 경찰은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과 관련된 범죄 증거도 추가로 확보했다. 차남이 혼자 마트에 와서 구매를 망설이던 무언가를 부부가 함께 와서 구매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 이들이 함께 구매한 것은 바로 대용량 세제였다. 두 차례에 걸쳐 3리터의 대용량 세제를 구매했는데 이는 두 사람의 범죄 가능성이 의심되는 지점이었다.
또한 부부의 컴퓨터는 전부 포맷된 상태였고, 메신저는 탈퇴하고 휴대폰도 모두 초기화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경찰은 이들의 컴퓨터와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고, 며칠 뒤 나온 결과에 수사팀 전원이 충격을 받았다.
두 사람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사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어머니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범행 동기가 드러나는 대화를 나눴던 것.
사실 이 부부는 사치스러운 소비 생활과 도박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십 차례 카지노를 드나들며 도박을 즐겼던 두 사람은 결혼 1년 만에 어머니가 선물해 준 집까지 팔고 수천만 원의 도박 빚을 얻으며 신용 불량자가 됐던 것이다.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던 어머니는 두 사람의 생활이 마땅찮았고, 이에 고부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황 증거에도 사체가 발견되지 않아 부부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종자들의 행방을 아는 것은 두 사람뿐이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실종자의 집과 차남 부부의 집, 그리고 장남의 차량이 지나간 IC를 중심으로 일반 CCTV와 개인용 블랙박스까지 모든 자료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수많은 자료들에서 14일 차남의 아내가 장남의 차량에 타는 장면을 포착했다.
아내를 다시 만난 형사는 CCTV 화면을 내밀며 "나는 당신 말 다 믿어요. 그런데 그날 차에는 왜 탔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차남의 아내는 "사실 그 무렵 남편과 다퉜는데 갑자기 화해 여행을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가는 동안 수면제를 먹고 자서 기억나는 게 없는데 잠깐 깼을 때 남편이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이는 형의 차를 탄 적 없다고 실종일관 주장해 온 차남의 진술을 깨는 것이었다.
그 이후부터 차남의 아내를 태도를 바꾸어 남편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리고 남편이 가방을 꺼냈다는 곳이 기억나냐는 경찰의 질문에 약도까지 그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건이 해결되어야 상속이 정리된다는 경찰의 이야기에 차남의 아내는 진술을 계속 바꾸었다. 자신의 남편이 실종자들을 살해했다면 상속권이 박탈되고 이 경우 재산은 아내의 몫이 되는 것이었다.
아내는 최면이라도 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에 프로파일러는 익숙하지 않은 최면 수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내는 금세 최면에 걸린 듯 연기를 시작했고 남편이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지목했다.
실제로 아내가 증언한 곳에서 수풀에 이불로 둘러싸인 사체 나왔다. 사체는 바로 실종된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시신은 치아 대조를 통해 어머니의 시신임이 밝혀졌다. 시신은 얼굴 부분이 특히 심하게 훼손되어 있어 충격을 안겼다.
이에 곧바로 차남을 만난 형사. 그는 태연한 태도의 차남 앞에 포도 한 송이를 올려두었다. 이어 그는 "먹어. 이 포도가 너 이승에서 먹는 마지막 포도일 거다"라고 말했다. 순간 차남의 눈빛은 달라졌고, 그런 그를 향해 형사는 "넌 사형이다. 엄마와 형을 죽인 것도 나쁘지만 지금까지 반성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는 모습은 이 세상에 살 가치가 없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차남은 자신이 살인자냐며 반항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형사는 "어머니는 검소하게 사셨더라., 아들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를 잔혹하게 얼굴까지 망가뜨릴 수가 있냐"라고 말했고, 어머니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것을 알게 된 차남은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
정말 사형이냐고 되묻는 차남에게 형사는 "네가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으면 어머니 모시는데 형도 모셔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고, 차남은 형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경찰들을 데려갔다.
경북 울진의 야산에 자갈이 있는 곳을 지목한 차남. 경찰은 자갈 아래에서 형의 시신을 찾아냈다. 형의 시신도 어머니의 시신처럼 상당히 훼손되어 있었다. 특히 그 흘려진 시신의 모습은 차남이 아내와 했던 대화 그대로 범행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용의자 신분으로 차남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의 아내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어 조사가 진행됐다. 차남은 아내와 범행 계획도 함께 세우고 범행도 함께 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그의 아내는 출석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고 곧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차남의 아내는 자신은 범행과 관련 없다며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던 것. 끝까지 자신의 결백한 그는 남편의 범행을 알고 설득하려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사망한 아내의 휴대전화에서 복원된 메모는 또다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메모에는 "이제부터 자기 최면을 걸어. 난 억울하다. 난 억울하다"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 특히 이는 사건 발생 후 작성된 것으로 충격을 안겼다.
차남은 존속살해 살인 혐의, 그의 아내는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되었고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는 차남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에 차남은 항소했고 2심 무기징역으로 최종 형이 확정되었다.
매해 상상 이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존속 살인. 존속 살인의 경우 초범이 많지만 잔혹성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그동안 쌓인 감정 때문에 잔혹 범죄가 되는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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