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반 없던 구로에서 40년…'미래의학' 길 여는 리더 병원으로 [Weekend 헬스]

강규민 2023. 10. 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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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개원 40주년
1983년 중환자실 갖춘 300병상으로 출발
세계 첫 '열손가락 접합 수술' 성공 후 중증질환 치료 대표 병원으로 자리잡아
마스터플랜 3단계에 맞춰 조성되는 고려대 구로병원 조감도.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고려대 구로병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미래의학의 새 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장은 5일 "고려대 구로병원은 어려운 시기에 학교와 의료기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이라는 태생적 소명의식을 품고 고려대 구로병원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40년간 '어떻게 세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며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암병원 건립 등 '마스터플랜' 3단계 수립

고려대 구로병원은 40주년을 맞아 마스터플랜 3단계를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전달체계 최상위병원(상급종합병원)의 롤모델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정 병원장은 "고려대 구로병원 마스터플랜의 목표는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실현 및 중증환자 진료 인프라 확충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스마트 환자케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미래 병원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라며 "총 3단계 중 1단계인 미래관은 지난해 9월 오픈했으며, 2단계인 새 암병원(누리관) 착공이 내년 초를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터플랜 1단계 미래관에는 외래 환자가 많은 10개 진료과가 확장·이전됐다. 또 검사실과 채혈실 등 각종 진료시설 역시 확장이전 함으로써 무엇보다 환자의 병원 접근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특성화센터를 확충해 환자-질환 중심 진료시스템을 강화했으며, 암병원의 통합 재배치를 통해 다학제협진 기능과 암질환 통합치료도 강화했다. 각종 인프라 확대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이자 중증환자 최종치료기관으로서의 기능도 강화했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분만 전용 수술실을 별도 신설, 고위험 산모의 안전한 출산이 가능해졌다. 고위험산모 집중치료실과 신생아중환자실도 확장되고, 격리실이 확충됨으로써 집중관리 및 감염관리 기능이 강화됐다.

마스터플랜 2단계인 새 암병원(누리관)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 초 착공한다. 암병원이 확장 및 이전하면, 보다 넓은 공간에서 다학제협진과 암 통합치료 시스템 등 본연의 기능을 고도화 및 전문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권역응급의료센터·중환자실·수술실 확장을 통해 중증질환 특화병원의 면모를 확고히 할 예정이다. 또 진료·연구·행정 역량 강화를 위한 우수한 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교육지원 시스템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마스터플랜 3단계는 연구 및 교육 인프라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교수연구실이 있는 새롬교육관을 재개발, 연구 공간을 확장해 연구중심병원의 위상에 걸맞은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단지의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물론 주요대학,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내 의료 사업화를 견인함으로써 한국형 의료 실리콘 밸리의 구심점 역할을 해나간다는 생각이다.

■40년 전통, 중증외상 치료 선두

고려대 구로병원이 성장한데는 40년 역사가 바탕이 됐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지난 1971년 우석학원을 합병했고 고려대 의과대학은 1928년 조선여자의학강습소부터 시작된 전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신규 병원 설립을 계획하던 중 공단이 자리해 의료수요는 많지만 서울에서 가장 의료기반이 취약했던 구로에 병원을 짓기로 결정하고 독일 차관을 받아 건립을 시작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지난 1983년 당대 최첨단 시설, 최고 의료진, 서울 서남부 유일의 중환자실을 갖추고 300병상으로 개원했다.

당시 고려대 구로병원은 개원 한 달 만에 병상 대비 90% 이상의 입원실적을 올렸다. 개원 후 4개월 동안 93.4%의 병상가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내원했다. 외래환자 수도 당초 예상했던 하루 평균 400명을 훌쩍 넘긴 600명에 달했다. 개원 1년 후인 1984년에는 외래환자와 입원환자 통계에서 내과와 외과 부문은 물론 응급의학과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시 구로공단에 근처에 위치한 고려대 구로병원은 산업재해 환자들을 치료하며 '세계 최초 열 손가락 절단 수술 성공'이라는 세계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세계 최초 정맥피판술 발표', '세계 최초 흉부 단일공 로봇수술 발표' 등을 기록하며 명성을 떨쳐 오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현재 연면적 11만7922㎡, 1091병상의 국내 대표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병상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중증질환 진료인프라와 연구 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며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면모를 다져왔다. 현재 약 34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외래 환자 수(연인원) 96만7855명, 입원환자 수 5만4916명, 연간 수술건수 2만8672건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높은 중증도는 고려대 구로병원의 자랑이다. 전체 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 61%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중증질환치료를 위한 국가 지정 센터들이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외상전문의 육성을 위해 복지부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정한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 저출산 시대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지정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의 최종치료를 담당하는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려대 구로병원이 각 분야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뛰어난 의료진, 고도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미래의학 연구 성과도 경쟁력 높아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진료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학을 위한 연구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고려대 구로병원도 이런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인프라를 확충했다. 지난 2013년 연구중심병원에 최초 지정된 이래 신약개발, 진단기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쌓아왔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 의료기기에 특화된 임상시험센터와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테스트센터를 설립·운영하며 노하우를 축적해 왔고, 구로 벤처기업들과 시너지를 발휘해 한국 의료사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9년에 이어 2022년에 복지부 주관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재선정되며 혁신형 바이오헬스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21년에는 서울시가 조성한 'G밸리 의료기기 개발 지원센터'를 위탁운영하며 G밸리에 있는 의료기기 기업을 맞춤 지원하며 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병원장은 "지난 40년간 고대구로병원이 진료·연구·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국내 대표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성장은 단순히 병원의 성장만이 아닌 중증환자를 비롯한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실천, 국내 의료사업화 발전 도모, 인류를 위한 질병 정복이라는 비전 실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p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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