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오락가락… 롤러코스터 탄 글로벌 금융시장

김은정 기자 2023. 10.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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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롤·ADP·JOLTS가 뭐길래
4일(현지시각)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미국의 9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8만9000개 증가, 예상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식당 밖에 게시된 '지금 채용 중'이라는 표지판 옆을 한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AFP연합

글로벌 금리와 주가가 미국 고용 통계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 미 노동부가 발표한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서 8월 미국 기업의 구인 건수가 예상(880만건)을 크게 뛰어넘는 961만건으로 나오자 시장은 발칵 뒤집혔다.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좋다는 ‘굿 뉴스’에 시장은 ‘지금의 고(高)금리가 계속되겠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역설’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4.8%대로 뛰고 주가는 급락했다.

하지만 반대로 고용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 ‘배드 뉴스’에는 국채 금리가 꺾이고 주가가 반등했다. 4일 고용 정보 업체 ADP는 9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8만9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18만개가 증가한 전달은 물론이고 15만개가 늘어날 것이란 시장 예상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대표적 경기 동행 지수인 고용이 꺾인 것으로 보아 ‘연준이 금리를 곧 내리지 않곤 못 배기겠구나’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7%대로 떨어졌고, 주가는 올랐다. 연이어 나오는 미국 고용 지표는 왜 이렇게 엇갈리며, 지표들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노동부보다 이틀 먼저 내놓는 ADP 통계

미국은 월별 고용 통계가 경기 판단의 중요 지표 역할을 한다. 고용이 소비와 성장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고용 지표 중엔 미 노동부 산하 고용통계국(BLS)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 보고서’가 핵심이다.

그래픽=양진경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오전 8시 30분, 주식·채권시장 개장 전에 나오는 이 보고서에 담긴 실업률과 신규 고용자 수 등에 따라 당일 시장 색깔이 결정되곤 한다. BLS는 전국 1100만개 민간 사업장과 정부 기관 중 12만2000여 개를 표본으로 추출해 고용자 수와 고용 시간, 수입 등 데이터를 뽑아낸다. BLS는 “표본엔 미국 50주 전역 비(非)농업 부문 근로자 페이롤(키워드 참조)의 약 3분의 1이 커버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 공식 고용 통계보다 이틀 앞선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 나오는 게 ADP의 민간 고용 보고서다. 1949년 설립돼 나스닥에도 상장돼 있는 이 회사는 미국 전체 기업의 5분의 1가량을 회원사로 두고 페이롤을 대행 처리하고 있어, 이들의 페이롤 통계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정부 보고서보다 앞서 나오기 때문에 고용 보고서의 ‘예고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정부 공식 통계와 방향성이 늘 맞는 건 아니다.

특히 ADP는 민간 기업만, 특히 대기업 위주로 데이터를 집계하는 데 비해 BLS는 중소기업과 정부 기관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표본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인데,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관리하는 정부 통계보다 공신력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달 첫째 금요일인 6일엔 미 노동부의 9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다. WSJ(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비농업 고용이 17만명 증가해 전달(18만7000명 증가)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실업률은 3.7%로 전달(3.8%)보다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JOLTS는 또 뭐죠?

미 노동부 산하 BLS에서 내는 JOLTS도 최근엔 꽤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난 4일 아시아 시장에 ‘검은 수요일’을 몰고 온 것도 이 보고서였다.

노동부가 월별 고용 보고서를 낸 후 거의 한 달이 지난 다음 달 초에 고용 보고서의 ‘심화 편’으로 내놓는 보고서다. 기업들의 인력 수요와 이직 건수, 퇴직, 해고 등 일자리 전반의 동적(動的) 통계를 추가해 보여준다. 최근엔 JOLTS의 기업 구인 숫자를 고용 시장이 얼마나 탄탄한지 판단하는 데 많이 쓴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대량 실업이 발생하고 고용 시장이 뒤죽박죽 대혼란에 빠졌을 때도 보조 지표로 주목받았다.

☞페이롤·ADP·JOLTS

페이롤(Payrolls)

미국에서 고용주가 급여를 주며 각종 세금, 연금, 고용보험료 등을 공제해 정부에 납부하는 것을 가리킨다. 고용주의 페이롤 대상자 수가 곧 고용자 수인 셈이다.

ADP(Automatic Data Processing)

미국 기업의 페이롤을 대행 처리하는 민간 고용 정보 업체로, 주로 대기업인 회원사들의 페이롤 통계를 집계해 월간 민간 고용 보고서를 낸다.

JOLTS(The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 보고서다. 기업 인력 수요가 늘었는지, 고용시장 사정이 견고한지 등을 판단하는 자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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