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 가득했던 4차선 교차로가 시민 공원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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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중심인 카탈루냐 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포블레노우 지역.
이 지역에선 왕복 4차로 중 1개 차로에만 자동차가 다니고 나머지 3개 차로에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다니는 생소한 광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시는 2016년 11월 포블레노우 지역에서 차량 통행량을 줄이고 보행자 공간을 대폭 늘리는 '슈퍼블록'을 처음 도입했다.
슈퍼블록 지정과 함께 바르셀로나시는 대중교통 및 자전거도로 확충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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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택배 차량 등 통행 최소화… 보행자-자전거 중심 거리로 조성
차량 속도도 시속 10km로 제한
사고 79%-대기오염원 25% 줄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 거주자와 공공서비스 차량만 통행 가능
포블레노우 지역에서 약 5km 떨어진 산안토니 지역에도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차로 대신 폭 12m 이상인 보행자 전용 도로와 폭 4m가량인 자전거 전용 차로가 넉넉하게 마련돼 있었다. 시민들은 도로 위 조성된 벤치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노트북으로 업무 또는 숙제를 하며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포블레노우 지역과 마찬가지로 산안토니 지역에서도 도로로 다닐 수 있는 건 거주자 차량과 구급차 및 택배 차량 등 공공서비스 차량뿐이다. 외부 차량과 버스 등은 우회해야 한다. 통행이 허가된 차량도 일방통행만 가능하다. 최고 시속도 10km까지만 낼 수 있다. 바르셀로나 주요 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50km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속도를 못 내는 것이다. 인근 주민 헤수스 씨(52)는 “집 주변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 쉬거나 즐길 수 있는 것이 슈퍼블록의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 교통사고 줄고, 대기오염 감소
슈퍼블록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건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슈퍼블록으로 지정된 산안토니 지구의 경우 지정 전후 1년을 비교한 결과 교통사고가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셀로나 공중보건국(ASPB)에 따르면 대기 오염원인 이산화질소 수치도 25% 감소했다. 전체 면적 대비 녹지 비율은 슈퍼블록 지정 전에는 0.6%에 불과했지만 지정 후 35.8%로 급증했다.
슈퍼블록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차량이 줄고 보행자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주변 상점 매출이 오르는 것이다. 산안토니 지구에서 과일을 팔던 알다노 씨(48)는 “슈퍼블록으로 지정된 뒤 가게 매출이 약 30% 올랐다”고 했다.
슈퍼블록 지정과 함께 바르셀로나시는 대중교통 및 자전거도로 확충도 추진 중이다. 최근 버스 노선 11개를 새로 만들었는데 이를 통해 버스 노선망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하고 시내 전체 면적의 67%에 버스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2015년 기준으로 116km였던 자전거 도로는 2030년까지 308km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슈퍼블록 일부에선 통행에 지장을 받는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노숙인 증가 등의 우려도 나온다. 바르셀로나시 슈퍼블록 담당자는 “시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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