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기원 이탈자 작년 43% 급증… “의대-약대 가려고 재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점점 많은 학생이 이공계는 연봉이나 직업 안정성에서 '메리트'가 없다고 느껴요. 그 대신 노후와 연봉이 보장되는 의대에 가려고 반수나 재수를 합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 학생이 의대 진학을 위해 이탈하는 흐름은 원래도 있었지만 최근 의대와 약대 모두 신입생 선발로 학생모집 방식이 바뀐 데다 의대 열풍이 더해져 이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의대(전국 39개)와 약대를 노리는 이공계 학생의 이탈률이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비 지원-병역 특례도 효과없어… “이공계 처우 개선 없인 인력난 가중”
“점점 많은 학생이 이공계는 연봉이나 직업 안정성에서 ‘메리트’가 없다고 느껴요. 그 대신 노후와 연봉이 보장되는 의대에 가려고 반수나 재수를 합니다.”
한 과학기술원 A 교수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학교를 관두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 국가가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연구중심 국립대인 과학기술원조차 의대 열풍에 흔들리며 학생들이 이탈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기술 분야 인력 수요는 팽창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고급 인재 양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KAIST 떠나 의대로 가는 학생들
교육계에서는 이들이 대부분 의대나 약대 등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 학생이 의대 진학을 위해 이탈하는 흐름은 원래도 있었지만 최근 의대와 약대 모두 신입생 선발로 학생모집 방식이 바뀐 데다 의대 열풍이 더해져 이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이 폐지되면서 전국 37개 약대는 올해부터 신입생만 선발한다. 기존에는 일반학과 2학년생이 PEET를 치러 약대 3학년으로 편입해야 했다.
앞으로는 재수나 반수를 통해 약대 도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의대(전국 39개)와 약대를 노리는 이공계 학생의 이탈률이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최근 만난 한 이공계 특화대 교수도 학교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이탈생 90%는 의대를 가려고 빠져나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 이공계 처우 개선 없인 인력난 못 막아
이공계 특성화대 6곳 대부분은 모든 재학생에게 학비와 병역 특례 혜택을 지원한다.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 연구 등의 진로를 고려했을 때 의대 재도전이 더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공계 분야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5년간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나노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신기술 분야 인력이 6만 명 부족하다고 관측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서도 2030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 인력 7만7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공계 인재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는 인력난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 교수는 “미국처럼 이공계 박사 출신 인력의 연봉이 3억 원 수준으로 보장되지 않는 한 학생들은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 이공계 박사 후 연봉은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억 원에 못 미치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핵심기술 유출 7년간 47건… 보호위반 제재 조치는 0건
- [단독]‘출산율 0.7’에도 대책법안 손놓은 국회… 난임시술 지원법 공감하고도 2년 방치
- 美국민 절반 “北 침공시 미군의 韓 방어 반대”… 美 고립주의 심화
- [특파원칼럼/조은아]영국에 불어닥친 ‘이민자 허리케인’
- “백악관, 바이든·시진핑 미중 정상회담 11월 계획” WP
- [단독]‘아시아나 先통합 後화물매각’ 대한항공의 승부수
- 푸틴 “프리고진 사망 비행기 시신서 수류탄 파편 발견”
- 고용보고서가 증시 방향 정한다…나스닥 약보합세[딥다이브]
- 김수현 “文정부 집값 못잡아” 정책 실패 인정
- 김기현 “尹과 핫라인 있는 구청장 필요”… 이재명 “폭정 멈출 출발점” 투표 독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