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역도 동메달’ 김수현 마지막 기회에…북한 코치가 다가와 한 말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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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 판정 번복 끝 값진 동메달 따내
경기중 남북 두 코치 ‘이구동성 조언’
“수현아, 기회 왔으니 정신 차리고 하라”
北코치, 림정심 닮았다며 ‘금심이’라 불러

◆ 항저우 아시안게임 ◆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 그룹 A 경기에서 김수현이 용상 3차 시기 138kg의 바벨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의 태도가 대회 내내 주목받고 있다. 경색된 남북 관계 상황을 반영하듯 각 종목에서 잇따라 태도 논란이 이어졌다. 그런데 역도 경기에서 한국 선수와 북한 코치 사이의 뒷이야기가 흥미를 모았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에 출전한 김수현은 인상 105㎏, 용상 138㎏, 합계 243㎏을 들어 송국향(267㎏), 정춘희(266㎏)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용상 3차 시기가 극적이었다. 김수현이 138㎏을 들어올렸는데 심판 3명 중 2명이 실패 판정을 내렸다. 대표팀에서 비디오 리뷰를 신청했고, 곧 성공으로 판정이 번복돼 합계에서 대만의 전원후에이(242㎏)를 1㎏ 차로 제치고 메달권 진입에 성공했다.

앞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등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4위에 그쳤던 김수현은 세 번째 아시안게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수현은 경기 후 “이 종목 선수들의 랭킹 리스트가 나왔을 때 내가 4위권이었다. 내가 얼마나 인상, 용상 등 6번을 잡느냐에 따라 달렸는데, 물음표가 많이 던져졌다. 그래도 용기를 갖고 최대한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 그룹 A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김수현(오른쪽)이 시상식에서 금메달 북한 송국향(가운데), 은메달 북한 정춘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함께 시상대에 올라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특히 김수현은 용상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용상에서 몸을 풀고 있는데 (우리 대표팀) 코치님이 ‘네가 할 몫만 하고 정신 차리고 하라’고 했다. 그렇게 기세를 올려주셨다. 그때 북한 코치 선생님도 몰래 다가와서 ‘수현아, 너한테 기회가 왔다. 너 될 거 같으니까 정신 바짝 차리라’고 얘기했다. 뭔가 두 분 다 얘기를 해서, 정신 차리면 될 것 같은 기세였다”고 밝혔다.

남북한 두 코치의 격려를 등에 업어서였을까. 김수현은 용상 마지막 시기까지 힘을 냈고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김수현은 “용상 3차 시기를 들어올릴 때 됐다고 느껴졌는데, 심판들도 그런 기세를 보고 성공을 줬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북한 역도 대표팀 코치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에서 꾸준하게 선수들을 가르쳤던 김춘희 코치로 알려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69㎏급과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75㎏급을 석권한 북한의 림정심을 지도했다. 국제 대회에서 자주 인사를 나눴던 만큼 림정심을 ‘정심언니’라고 부른다는 김수현은 “북한 코치님이 내가 정심언니와 좀 닮았다고 해서 ‘금심이’라고 불러주신다”고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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