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 작문시대’ 한글의 가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 세상에는 약 6800여 개의 언어가 있다.
또 그는 한글은 음소문자로 만든 후 음절 단위로 모아 적음으로써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문자 체계가 되었다고 간파했다.
기계화 시대에 한글은 더욱 빛을 발한다.
한글로 글을 쓰는 우리는 훈민정음 이전 시대보다 훨씬 행복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뛰어난 한글로 우리는 무얼 하고 있나. 기록을 남기는 일? 남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한다. 우리는 글을 쓰고 읽으며 생각을 한다. 물론 생각하는 건 말이 먼저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제일 먼저 익힌 제1언어로 생각하니까. 그러나 말은 시간적 제약을 받는다. 게다가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이것이 말의 특징인 일회성이다. 제아무리 총명한 사람도 말하면서 깊은 생각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글은 다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기록할 수 있고, 고쳐 쓸 수도 있다. 고쳐 쓴다는 건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는 일이요,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작업이다. 한글로 글을 쓰는 우리는 훈민정음 이전 시대보다 훨씬 행복하다. 생각은 한국어로 하다가 그 생각을 적으려면 한자를 사용해서 중국어 문장을 만들어 내야 하던 시기에 어찌 비하랴. 생각이 그대로 말이 되고 글이 되는 시대, 그것이 한글 시대다. 세종대왕 덕분이다.
인간을 대신해 글을 써주는 인공지능이 나와 세상이 떠들썩하다. 글만 써주는 게 아니다. 책도 대신 읽어주고 편집까지 대신해 준다. 과학 발전의 정수다. 앞으로 글 쓰는 고통은 겪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이건 착각이다. 인공지능이 나 대신 글을 쓰게 만들려면 무얼 어떻게 쓰라고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이 결정은 언어로 생각해야 내릴 수 있다, 깊이 있는 생각은 글을 통해야 가능하다. 글을 대신 써주는 인공지능도 우리의 생각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한글이 있다.
장소원 국립국어원 원장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박지윤 최동석 향한 이혼변호사의 일침…"정신 차리세요"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