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국민의힘 “갑시다” 신호에 청문회장 나가 미복귀···야당 ‘청문회 하루 더’ 의결

문광호 기자 2023. 10. 5. 2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권인숙 “사상 초유···엑시트하나”
새벽 1시까지 돌아오지 않아 정회
야당은 6일 오전 청문회 재개 요구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인사청문회장을 벗어나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막아섰다. 국회방송 갈무리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밤 국회 인사청문회 진행 중 위원장의 허락 없이 여당 의원을 따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청문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센 항의를 이어가던 중 “갑시다”라는 말이 나오자 벌어진 일이다. 김 후보자는 일어서자마자 자료를 챙기기 시작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어딜 도망가요”라고 외치며 막아섰다. 청문회 정회 후 김 후보자가 복귀하지 않자 야당 의원들은 6일 청문회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및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됐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김 후보자는 “제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에 주가 조작의 주범처럼 지금 묘사가 돼 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은 “그런 식으로 태도를 유지할 거면 사퇴하시라”라며 “본인이 범법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니라고) 증명을 해야지 못하면서 자료 제공도 못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게 위원장이 할 말인가”라며 “위원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항의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권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나 김 후보자 쪽으로 향하며 일어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에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달려와 두 팔을 벌리며 김 후보자를 향해 “못 갑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향해 “어딜 도망가요. 앉으세요”라고 외쳤다. 권 위원장도 “후보자 앉으세요”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지만 김 후보자는 잠시 앉았다가 다시 일어섰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 후보자를 둘러싼 채 권 위원장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청문회 못 한다”고 항의하는 등 여야 간 대치가 이어졌다.

권 위원장은 공방이 길어지자 이날 오후 10시45분쯤 청문회를 잠시 정회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기다렸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11시42분쯤 청문회를 속개한 뒤 “지금 후보자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이건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행태이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이 모습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 제기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식으로 청문회도 본인이 말했던 ‘그레이트 엑시트’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 이어 김 후보자가 두 번째로 이곳 국회에서 도망을 간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추가 질의와 청문회 진행이 필요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요청에 차수 변경을 통해 6일 청문회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권 위원장은 “방금 신현영 위원으로부터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변경의 건을 전체회의 의사일정에 추가해 달라는 건의가 있었다”며 인사청문회를 6일 하루 더 실시하도록 하는 안건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상정했다. 안건은 표결 결과 재석 11인, 찬성 10인으로 의결됐다.

권 위원장은 5일 청문회를 산회하고 자정이 지난 시각 6일 청문회 개의를 선포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복귀하지 않아 새벽 1시쯤 정회를 선포했다. 야당은 6일 오전 김 후보자가 복귀해 청문회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