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배우고 따뜻하게 나누고… 꿈과 희망을 가꾸는 수원 영덕초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3. 10. 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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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입생 급증했지만 전 교직원 휴일 반납
양질의 교육 노력... 변화를 기회로 활용
인성·문화·독서·미래교육 통해 역량 강화
오감톡톡 수업 진행 감수·창의성 쑥쑥

우리 학교를 소개합니다 수원 영덕초등학교

수원 영덕초 제공

변화는 여러 결과를 낳는다. 변화로 인해 종전의 가치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면 변화는 곧 혁신이 돼 자리잡는다. 이는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은 큰 변화를 가장 두려워하는 영역 중 하나다. 변화가 가져올 결과가 곧 학생들의 미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것인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흘러갈 것인지는 어쩌면 학교만으로 국한해 볼 때 학교를 구성하는 교육공동체의 역할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기도 한다. 올해 경기지역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은 학교 현장을 꼽자면 단연 수원 영덕초등학교다. 인근 신축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일대 학령인구가 급증했고, 영덕초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올해 3월 기준 31개 학급이던 것이 9월에는 44학급으로 늘어난 상태다. 올해 연말까지는 학급 수가 더 늘어 학생 수도 9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학생 수가 늘어났지만, 영덕초는 흔들림 없이 ‘행복영덕교육’을 실천하는 중이다. 오히려 곳곳에서 선제적인 변화를 만들며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다. ‘제2의 개교’를 맞은 영덕초를 찾아 변화 대응법을 들어봤다.

수원 영덕초 제공

■ 기존 학생·전입생 혼란 없도록... 전 교직원, 힘 모았다

영덕초가 2학기 개학과 동시에 급격하게 늘어난 학생 수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던 건 휴일까지 반납하며 꾸준히 학교의 변화를 준비해온 교직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통상 교육청에서조차 정확한 학령인구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영덕초는 100%에 가까울 정도로 전입 학생 규모를 모두 파악했다.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 예비 입주자들을 통해 직접 학생 수요를 확인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행력이 뛰어난 교장과 행정 경험이 풍부한 교감을 중심으로 합심해 예비 입주자들에게 정확한 학생 수요를 내도록 했다. 가능하다면 2학기가 시작하기 전 미리 전입해 학생들의 적응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학부모들 역시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규모 전입생 규모를 파악했다.

기존 학부모들 역시 갑작스레 학생 수가 늘어나는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통학로가 늘면서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 오자 금세 수백명의 학부모들이 등굣길 도우미를 자청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분반 작업을 서둘렀고, 학생들이 변화한 환경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밤낮없이 교육 환경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이 모든 움직임을 진두지휘한 김명신 교장은 특히 한 교사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 부장 교사가 다른 교사들이 기피했던 업무를 본인이 맡겠다고 나서며 다른 교사들의 변화 의지까지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수원 영덕초 제공

■ 즐거운 배움과 따뜻한 나눔이 있는 행복한 영덕초

영덕초는 ‘즐거운 배움과 따뜻한 나눔이 있는 행복한 학교’를 완성하겠다는 비전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추진 중이다. 인성교육, 문화예술교육, 독서교육, 미래교육 등 네가지 역점 교육 방향을 중심으로 세밀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기본이 바로 선 어린이를 양성할 인성교육을, 협력과 실천으로 배움이 즐거운 어린이를 양성할 창의·지성 교육을, 풍부한 감성으로 꿈을 가꾸는 어린이를 양성할 감성·미래역량교육, 건전한 자기관리로 튼튼한 어린이를 양성할 건강·자기관리 교육을 실천한다는 운영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교사들 역시 학습공동체를 통해 배우고 익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공동체’는 학년부장을 팀장으로 6개팀으로 나눠 운영 중이며, 다양한 교육적 견해를 나누며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선사한다. 또 ‘수업으로 말하는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교사 내면을 살피는 공감 수업나눔도 진행 중이다. 교사들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공동수업안을 개발하고, 해당 수업에 대한 성찰을 함께하며 보다 효과적인 교육 방향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특히 학년별로 진행되는 창의적 교육과정 중 ‘오감톡톡 문화예술수업’은 마을 강사와 연계해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의 감수성을 키우는 문화교육으로 자리잡았다. 학년별로 1학년은 ‘봄의 동식물 만나기, 환경 생태체험교육’을, 2학년은 ‘문화예술 감성과 기초 체력 기르기’, 3학년 ‘신체표현을 통한 예술적 감각 기르기’, ‘4학년 태권도 기본 동작 익히기’, 5학년 ‘국악으로 문화예술 감수성 기르기’, 6학년 ‘신체표현 요소를 익히고 창작 안무로 주제 표현하기’ 등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꿈을 키워가는 미래교육을 위해 영흥숲공원과 함께 꼬물꼬물 생태탐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영흥공원이 완공된 것과 교과 과정을 연계해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하면서 학생들이 생태교육을 체화하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예능 중심의 특성화 교육을 통해 합창단과 관현악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등굣길 음악회를 마련하기도 하며, 디지털 튜터 AI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아주대와 연계한 프로그램 및 디지털 튜터를 활용한 다양한 소프트웨어(SW)교육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명신 영덕초등학교 교장 

"교직원 공감·격려 '좋은 수업' 완성... 행복한 교정 만들 것"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교직원에게는 가르치는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신뢰와 감동을 주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2021년 3월 영덕초에 부임한 김명신 교장은 35년의 교직생활 대부분을 수원에서 보냈다. 다른 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를 걱정할 때 오히려 학생 수 증가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만난 김 교장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학교 변화의 최일선에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갔다.

그는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덕초가 누구나 오고 싶은 학교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며 “즐거운 배움과 따뜻한 나눔이 있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교육공동체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올해 대규모 전입생들로 변화한 학교가 여전히 양질의 교육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 교사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교직원들은 공동수업안을 개발하고, 성찰 중심의 수업 나눔으로 수업의 질적 성장을 모색한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평가를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공감과 격려를 받는다는 배려와 존중의 자세 속에서 이러한 수업 나눔이 이뤄지다 보니 오히려 교사들이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학교에 부임한 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언제나 교문에서 가장 먼저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 교장뿐 아니라 교사들 역시 이에 동참해 교문에서는 교장이, 교실에서는 교사가 반겨주는 따뜻한 교문·교실 맞이 문화가 자리 잡았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눈을 바라보며 인사한다는 김 교장은 요즘 학생 수가 늘면서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달라는 학생들 때문에 매일 암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한 학생이 ‘학교 오는 게 너무 좋다. 행복하다. 집보다 학교가 더 좋다’는 말에 행복함을 느꼈다며 웃어보이는 김 교장에게서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즐거운 배움과 따뜻한 나눔이 있는 행복한 학교’라는 비전처럼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늘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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