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北 선제 타격·韓 핵 재배치 논의 필요"

“새 선언적 정책 검토해야” 밝혀
롬니 “韓 자체 핵 능력 결여 우려
내가 거기 산다면 불안할 것” 강조

대표적인 미국 내 대북 강경파 인사로 손꼽히는 빅터 차(사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는 억제력 강화를 위해 선제 타격을 검토하고 한국과 핵무기 재배치에 관한 실무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회에서 ‘한반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위험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향후 북한 미사일 발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포함한 새 선언적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선제 조치의 의미를 묻는 말에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 중 하나는 우리가 일본이나 하와이, 미국 서부로 향하는 미사일을 격추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정책을 선언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미사일) 코스 중간에 격추하는 것일 수도 있고 (공격 대상이) 발사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핵 관련 확장억제 효과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한국에 핵(무기)을 재배치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핵무기 재배치를 위한) 인프라 전제조건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실무적인 수준에서 고려하고 예비 대화를 한다면 북한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중요한 억제력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와 함께 토론자로 나선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도 대북 제재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오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체제가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마비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금융 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3자 제재)로 중국, 러시아의 비협조를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한 이런 강경한 주장에 과거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밋 롬니 상원의원(공화당·유타)은 “재래 무기는 물론 핵무기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북한을 이웃으로 둔 한국이 자체 핵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만약 내가 거기 산다면 (전략적) 균형이 결여된 것에 대해 불안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반면,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체제가) 불안한 국가의 무장해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매우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비핵화뿐 아니라 관계 재건 자체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대화해야 한다”고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