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與民同樂 <여민동락>

박영서 2023. 10. 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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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 여, 백성 민, 한가지 동, 즐길 락.

여민동락은 중국 고대 사상가 맹자(孟子)의 제자들이 맹자의 언행을 기록한 책 '맹자'에서 유래했다.

선왕은 "나는 사방 40리의 동산을 가지고 있고, 옛날 주(周)나라 문왕(文王)은 70리의 동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찌하여 백성들은 내 동산은 크다고 여기고, 문왕의 동산은 작다고 여기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투덜댔다.

무릇 정치의 요체는 여민동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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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 여, 백성 민, 한가지 동, 즐길 락.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라는 뜻이다. 백성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그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정치 지도자의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여민동락은 중국 고대 사상가 맹자(孟子)의 제자들이 맹자의 언행을 기록한 책 '맹자'에서 유래했다. 맹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하편(下篇)에 맹자가 전국시대 제(齊)나라 선왕(宣王)과 나눈 대화가 나온다. 두 사람은 동산(휴양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선왕은 "나는 사방 40리의 동산을 가지고 있고, 옛날 주(周)나라 문왕(文王)은 70리의 동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찌하여 백성들은 내 동산은 크다고 여기고, 문왕의 동산은 작다고 여기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투덜댔다. 맹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당신은 문왕보다 작은 동산을 가졌음에도 그 곳에서 나무나 사냥을 하는 사람들을 가혹하게 처벌했기 때문에 백성들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 문왕의 동산은 백성과 더불어 함께 했으니(與民同之), 백성들이 작다고 여김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주 문왕은 자신의 동산을 개방했었다. 백성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나무를 하거나 사냥을 하도록 허용했다. 그러니 백성들은 오히려 작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선왕은 반대였다. 홀로 즐겼을 뿐이다. 맹자는 이 점을 비판했다. 맹자는 음악에 대해서도 논하면서 같은 이치를 설명했다. "음악은 혼자서 즐기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것이 더 즐거운 법"이라며 "백성들과 즐거움을 같이 하는 게 좋은 정치"라고 강조했다.

무릇 정치의 요체는 여민동락에 있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는 어떠한가. 국민을 갈라치고, 당리당략에 써먹으면서 거친 싸움질만 이어간다.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을 쳐도 정치권은 나몰라라 한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감은 갈수록 깊어간다. 2500년 전 맹자는 민심을 잃으면 왕의 자격도 상실된다는 점을 충고했다. 지금도 다를 바 없다.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즐거움과 슬픔도 같이 하는 정치인을 보기가 너무나 어렵다. 맹자가 통탄해 마지않을 일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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