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한국 방어에 나서는 데 대해 미국인 절반만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분위기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 지원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9월7~18일, 미국 성인 3242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북한 남침 시 미군이 방어에 나서는 것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0%로 나타났다. 2021년 63%, 2022년 55%에서 공동방어에 대한 찬성 응답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경기도 동두천시의 미군기지에서 견인포와 수송차량 등 주한미군 장비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층의 57%가 미군 개입에 찬성한 데 비해 공화당은 46%만이 ‘그렇다’고 답해 1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층의 경우 2021년 68%가 미군이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응답했으나 2022년에는 54%, 올해는 46%로 그 비율이 계속 급감 중이다.
최근 미국 공화당 일부 강경파 의원 주도 하원의장 축출이 현실화했고, 자국 우선주의를 모토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라 이 조사 결과가 내포하는 의미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미국은 70년 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동맹 조약 중 하나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미국은 의회가 전쟁선포권을 갖고 있어 공화당 강경파를 포함한 이들 의원의 동의가 없다면 미군 지원은 불가능하다.
주한미군이 장기적으로 주둔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응답자의 64%가 ‘그렇다’고 응답해 지난해 72%보다 8%포인트나 그 비율이 하락했다. 여기서도 공화당 지지층은 63%만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77%에서 1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최악의 경우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우리가 요구한 한국이 침략받을 경우 미군 ‘자동개입’ 조항 대신 미국 측이 휴전선에 미군을 상시 배치해 보완한 남침 억제 안전판이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