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종점 결국 바뀌나… 국토부 "대안노선 편익 더 높다"

정영희 기자 2023. 10. 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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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비용-편익(B/C)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대안노선 B/C가 예타노선보다 편익 측면에서 13.7%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안노선이 사업비는 더 많이 필요로 하지만 일일 교통량을 6000(22%) 추가로 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서울-양평고속도로의 비용-편익(B/C) 분석결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보다 대안 노선의 편익이 13.7%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대안 노선 종점으로 정해진 양평 강상면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안으로의 노선 변경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었는데,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5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예타노선과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대안노선의 경제성 비교를 위해 비용-편익(B/C) 분석 결과 대안노선의 편익이 더욱 높다고 밝혔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예타노선은 감일남로 직결-북광주JCT-양서면JCT까지 연장 27㎞이며 대안노선은 감일JCT-북광주JCT-강하IC-강상면JCT로 이어지는 연장 29㎞ 구간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꼽히는 6번 국도(남양주양평)의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2008년부터 건설을 추진해왔다. 2021년 4월 예타 조사를 통과했다.

B/C 분석은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최적의 대안노선이 확정되는 타당성조사 완료 단계에서 실시, 본 사업처럼 최적 대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토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타노선과 대안노선에 대한 경제성 분석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타당성조사 2차 용역을 부분 재개해 동일한 조건으로 B/C 분석을 사전적으로 수행했다.

분석의 전제 조건은 동일한 시점구간과 기준이다. 예타노선과 대안노선은 종점구간 뿐만 아니라 시점구간도 다르다. 종점구간 조정으로 인해 B/C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비교하기 위해 시점구간을 대안노선으로 같이 맞췄다.

시점구간을 예타노선처럼 서울시 직결로 추진하는 것은 본 사업과 연결되는 감일남로와 위례성대로 등 도로의 확장(8→18차로 이상)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주변 아파트나 상가 일부를 철거해 보상비만으로도 약 6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소요되기에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

지난해 9월 열렸던 예타노선 관련 1차 관계기관 협의 시 서울시와 송파구는 ▲오륜사거리 극심한 지·정체 예상 ▲엇갈림으로 인한 시점부 위치 조정 필요 ▲감일남로의 차로수 확장을 수반해 진행 ▲위례성대로 도로용량 증대방안 수립 등의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시점구간이 서울로 직결되지 않도록 수도권제1순환선에 연결하는 대안노선으로 정하고, 종점구간을 예타 노선(북광주JCT-양서면JCT)으로 조정한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과 대안노선을 비교·분석하였다.

지침, 기준연도, 영향권, 국가교통 데이터베이스(DB) 또한 동일하게 적용해 사업비와 교통량, B/C 분석을 수행했다. 2021년에 배포된 교통투자평가지침 7판을 기준으로 했으며 서울 14개구와 경기 12개 시·군, 강원 3개 시·군을 영향권으로 설정했다.

B/C의 분석 결과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이 0.73, 대안노선이 0.83 수준으로 대안노선의 B/C가 약 0.1(13.7%)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공개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보고서상 대안1을 기준으로 할 때 사업비의 경우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은 2조498억원, 대안노선은 2조1098억원 수준이다.

대안노선의 사업비가 약 600억원 높지만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에 비해 연장이 약 2㎞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증가율이 2.9%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교량·터널 개수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연장은 오히려 줄고 지형 여건이 양호한 영향이 컸다.

교통량 증가로 비용 대비 편익은 상향 조정된다. 1일 교통량의 경우 예타 반영노선은 2만7035대지만 대안 노선은 3만3113대다. 대안 노선의 일 교통량이 6078대(22.5%) 더 많다. 동일한 시점에서 종점부만 강상면으로 조정하면 서울까지 소요시간이 줄어 중부내륙고속도로-서울 간 교통 수요가 더 늘어나기에 교통량이 약 22%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과 대안노선은 모두 국도 6호선과 국지도 88호선의 교통량을 감축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 대안노선은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에 비해 국도 6호선과 국지도 88호선의 예상 교통량 감소량이 더 커서 주변 도로 교통체증 완화에 더 효율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대안노선이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에 비해 사업비 약 3%가량 많이 들지만 교통량이 더 크게 증가해 B/C 값이 더 높다. 사업비, 교통량, B/C 분석은 아직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검토중인 대안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으로 최종 경제성 분석 결과는 최적 노선이 확정된 이후 산출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동일한 시점구간 기준을 적용하여 분석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분석 결과에 대한 제3의 전문가 검증을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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