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해 봉직할 기회 달라" 이균용 후보자 호소

이승윤 기자(seungyoon@mk.co.kr) 2023. 10.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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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표결 앞두고 입장문
비상장株 처분, 국회 지적 수용
야당은 동의안 부결 기류 강해
대법원장 대행 체제 장기화하나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오른쪽 둘째)이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 참석해 임명장을 주고 있다. 이날로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11일째 이어졌으며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6일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합뉴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5일 입장문을 통해 '국가와 사회, 그리고 법원을 위해 봉직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사법부 공백이 길어질수록 전원합의체 재판, 대법관 제청, 헌법재판관 지명, 각종 사법행정과 법관인사 등 중요한 국가 기능의 마비 사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35년 만에 대법원장 인준 부결이 재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후보자는 5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나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면 이 기회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정기 재산신고 때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 신고를 빠뜨린 점에 대한 불찰을 모두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장주식에 대해 "가장 깨끗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판결, 국가관, 역사 인식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위원님들에게서 제가 받은 지적과 비판의 말씀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저에게 대법원장으로 봉직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청문 과정에서 주신 말씀을 모두 깊이 새기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낮은 자세로 봉사하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으로 취임하면 '신속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재 사법부는 재판 지연 등으로 인한 신뢰 상실의 문제를 비롯해 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어려운 처지"라며 "대법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모든 역량을 바쳐 재판 지연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상고심 역시 대법관을 8명 이상 증원하는 방식 등으로 충실하면서도 신속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키를 쥔 국회 다수당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부정적인 분위기다.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는 않더라도 의원 절대다수가 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당론으로 정할지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6일 본회의에 앞서 다시 한 번 의원총회를 열고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당론으로 정하지 않아도 부결될 가능성, 거의 뭐 부결될 것 같다"며 "의원들 대부분의 생각이 굳이 당론으로 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어제 의원총회에서) 적격 의견을 얘기하신 분이 한 분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결된다면 이는 오롯이 부적격 인사를 추천하고 인사 검증에 실패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가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좋은 후보를 보내 달라. 언제든 임명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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