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구매용 불법 외환거래, 5년간 10조원…'김프' 노린 차익거래 기승
해외 거래소 코인 구매용 외환 송금 성행…적발된 금액만 10조3700억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분 이래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을 활용한 거래가 성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치프리미엄이란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국내 시장은 일반 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높은데다, 국내 거래소들이 법정화폐 중 원화(KRW) 입금만 허용하고 있어 꾸준히 '김치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 또 외국인의 국내 거래소 이용이 불가능한 점도 김치프리미엄을 발생시키는 요인이다.
문제는 김치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거래'를 위해 불법으로 외환 거래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해외 거래소에서 외화로 가상자산을 사고, 김치프리미엄이 심할 때 해당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로 보내 원화로 환전하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구매 자금, '허위 증빙' 후 송금…적발 금액만 10조원 이상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 구매 목적 불법 외환거래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불법 외환거래 적발 금액이 10조36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은 이른바 '비트코인 붐'이 일었던 시기다. 2018년을 기점으로 가상자산에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도 증가, 불법 외환거래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과태료 처분을 받은 위반 건수가 6066건으로, 적발 금액은 2조2961억원이었다. 특히 가상자산 상승장이 시작됐던 2020년과, '테라 사태' 및 'FTX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가격 변동 폭이 컸던 2022년의 위반 건수가 전체의 78.7%(4775건)를 차지했다. 이 때의 적발 금액은 1조9225억원으로, 전체 적발 금액의 83.7%를 차지했다.
상승장이 시작될 때나 '테라 사태' 같은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가상자산 가격의 변동 폭이 유독 크다. 따라서 김치프리미엄도 커질 수 있어 이 시기를 노린 차익거래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가상자산 구매 자금을 허위로 증빙해 송금한 경우가 많았다.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기 위해 은행을 통해 무역대금으로 이를 위장, 외환을 송금하는 경우다.
또 은행을 통하지 않고 가상자산 구매 자금을 받은 사례도 많았다. 해외에 있는 현금인출기(ATM)에서 국내 은행 직불(체크)카드를 이용해 외환을 인출하는 방식이다. 위 두 경우의 위반 건수는 각각 4518건, 1486건으로 과태료 위반 건수의 99%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구매 목적 불법 외환거래로 검찰에 송치돼 처벌된 건수는 총 93건이었다. 적발 금액은 8조728억원에 달한다.
검찰로 송치된 불법 외환거래 중 적발 금액이 가장 큰 사례는 무역대금으로 위장한 해외송금이다. 전체의 49.9%(4조 351억원)에 달했다.
특히 '환치기'로 알려진 외국환 업무 등록 위반은 무조건 검찰에 송치하게 돼있다. 해당 위반이 전체의 47.2%(3조8098억원)를 차지, 그 뒤를 이었다.
◇'김프' 한동안 지속될 듯…"불법 외환거래 집중 단속해야"
지난 5년 간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갖춰지면서 시장이 안정화됐음에도 불구, 김치프리미엄이 여전한 만큼 불법 외환거래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내 시장은 법인 및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투자가 사실상 막혀 있어 일반 투자자의 단기성, 투기성 거래 수요가 높다. 특히 특정 코인이 신규 상장하거나 입출금이 임시 중단될 때 단기성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거래소가 외국인 이용을 막아둔 점도 김치프리미엄 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원활한 자금 이동이 불가능하므로 한쪽 가격이 높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세법 개정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비거주자(외국인) 및 외국법인의 세금을 원천징수해야 하는 '원천징수의무자'가 됐다. 또 지난 2019년 국세청은 거래소 빗썸을 원천징수의무자로 보고, 2018년 이전 외국인 고객이 빗썸에서 출금한 금액에 대해 무려 803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 거래소들은 비거주자 외국인의 거래소 이용을 막아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해외 거래소처럼 거래소가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거래소가 나서 프리미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가격 이상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김치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거래와, 차익거래를 노린 불법 외환거래를 집중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용진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시세가 외국보다 비싸다는 점을 노려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기 위한 불법 외환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거래를 목적으로 한 불법 외환거래 집중 단속과 더불어 관련 외국환 관리법령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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