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판빙빙, '사망설' 괴담에 대처하는 톱★의 자세

아이즈 ize 부산=김나라 기자 2023. 10.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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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부산=김나라 기자

왼쪽부터 주윤발·판빙빙 /사진=스타뉴스DB

사망설에 감금설 등 각종 '설설설'. 중화권 톱배우 주윤발(68), 판빙빙(42)이 입에 담기도 끔찍한 루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접 답하며 부산에 훈훈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주윤발과 판빙빙은 지난 4일 개막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주윤발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서, 판빙빙은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 '녹야'(감독 한슈아이)의 주역으로서 자리한 것. 

공교롭게도 최근 사망설 등 무시무시한 루머에 시달렸던 두 사람이 나란히 내한하며 영화제에 화제를 더했다. 주윤발은 데뷔 50년 차, 판빙빙은 26년 차로 중국어권을 대표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스타들인 만큼 이는 국내에서도 뜨거운 이슈였다.  

이에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종 루머에 대한 질문이 나온 것이다. 주윤발과 판빙빙은 가히 톱스타다운 품위 있는 답변으로 새삼 그 위상을 다시 느끼게 했다.

먼저 기자회견을 진행한 주윤발은 '와병설'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도리어 "와병설이 아니라 '내가 죽었다'라는 가짜 뉴스가 있었다"라고 호탕하게 얘기했다. 그는 "이런 일은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라 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레전드'의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 주윤발은 "나이가 어느 정도 먹으면 제일 중요한 게 건강 유지를 위한 취미 활동이다. 제가 홍콩에 돌아가면 곧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내일 오전에도 마라톤 연습을 위해 10km를 뛸 예정이다. 이렇게 뛰었다가 죽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 만약 죽었다면 이제 이런 가짜 뉴스가 안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유쾌하게 받아쳤다.

또한 그는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도 반드시 있는 법이라, 주름이 생기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늙은 역할도 기꺼이 맡을 거다. 나이 드는 게 무섭지 않고, 오히려 무서울 게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인생이니까.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것이기에 죽음이 없는 게 이상한 것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전했다.

판빙빙 역시 주윤발과 마찬가지로 루머에 초연한 태도를 드러냈다. 그는 2018년 탈세 혐의를 받은 뒤  행방이 묘연해지며 실종설, 사망설, 감금설 등 각종 소문에 휩싸였었다. 이 같은 괴담은 판빙빙이 잠적 3개월 만에 사과문을 올리고 1,400억 원에 이르는 탈세 벌금과 추징금을 납부하며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당시 행방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판빙빙은 "연기자는 때로는 시간을 갖고 자신을 침착하게 가라앉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었다.  어제(4일) 주윤발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만났다. 그분이 1979년부터 영화를 시작하지 않았나. 그분도 연기 경력을 쭉 보면 1년에 8~9편씩 찍다가 또 1년에 한두 편을 찍으며 인생의 경험을 쌓는 시간이 있었던 거 같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그는 "인간의 생명 주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에, 삶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그런 기복이 꼭 나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콘텐츠를 쌓아갈 수 있는 시간이 온다. 저도 그렇게 스스로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거다. 새로운 눈으로 인생을 다르게 바라보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난 느낌을 쌓아가는 것을 통해 삶을 새롭게 대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물론 평생 동안 제가 해내야 하고 추구해야 할 일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 공백기는 색다른 경험으로 인생을 축적하는 시간이었다. 영화를 많이 봤고 교류도 많이 하고 이전에 듣지 못한 영화 관련 수업도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퀴어 로드무비 '녹야'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도 일련의 사태들을 겪은 영향이 있었다고. 그는 "지난 몇 년 동안의 제 개인적인 사건과 스토리, 역할이 잘 매치되는 것 같아 선택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판빙빙은 "한슈아이 감독님이 '녹야'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감독님과 교류하면서 저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6년간 연기 생활을 하며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고 이는 제 성장 과정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안해 주셔서 사실 굉장히 놀랐다. 원시적으로 진샤라는 인물을 해석하고 싶은 충동과 욕망을 크게 느꼈다. 제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 간엔 많은 거리감이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렇지만 '녹야' 시나리오의 주제가 '두려워하지 마라, 여성아'다. 여성이 문제에 직면하면 해결하고 극복하고 또 다른 여성을 서로 구제하는 것, 이게 '녹야'가 주는 메시지라 정말 좋았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드러냈다.  

주윤발 판빙빙 베테랑 배우들의 연륜에서 나오는 완숙한 에너지가 부쩍 쌀쌀해진 부산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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