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北 도발 강력 규탄… 한·미·일 단호히 대응”

제14차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개최
“국제사회 과제 앞 파트너로 협력”

장호진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오카노 마사타카(岡野 正敬)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4차 한·일 외교 차관 전략대화에 입장해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은 5일 9년 만의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북한의 지속되는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일은 “양국이 국제사회 과제에 대해 파트너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국가”라며 북·러 군사협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조도 약속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오카노 마사타카(岡野 正敬)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제14차 한일 차관전략대화를 가졌다. 양국은 2시간에 걸친 협의와 이어진 오찬을 통해 양자 관계, 지역 정세, 국제 이슈 등에 대한 의견을 장시간 교환했는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이 큰 틀에서 국제 문제를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2005년 시작된 대화는 2014년까지 13차례 열렸지만 이후 한일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열리지 않았다. 올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訪日)을 계기로 한일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되면서 9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외교부는 “양 차관이 양국 관계 개선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일은 이날 최대 현안인 북한 핵문제 관련 “지속되는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미·일이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민감해하는 북한인권 개선 문제 관련 “한·미·일 협력이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 유엔 안보리 무대에서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비상임이사국인 한일이 한팀을 이뤄 공조할 것을 예고했다. 한·미·일 협력의 이정표를 세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합의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동북아 현안 말고도 인도·태평양 전략과 구상, 우크라이나 정세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도 있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오카노 차관은 “한일이 다양한 국제사회 과제에 대해 파트너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국가”라며 “금번 대화가 한일관계를 한층 진전시키기 위한 외교 당국 간 폭넓은 논의의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오카노 차관을 약 20분간 접견해 한일 외교 당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