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日기업 제치고 도요타에 배터리 공급 … 혁신의 힘이다 [사설]

2023. 10.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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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5일 일본 도요타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한국 산업계에 또 한 번의 쾌거로 남을 일이다. 세계 1위의 일본 완성차 업체가 향후 전략 분야인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일본산이 아닌 한국 기업 제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K배터리 위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2000년대 초만 해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지배한 전통의 강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K배터리의 '초격차' 기술력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더욱이 LG엔솔이 도요타를 포함해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점도 고무적이다.

LG엔솔과 도요타의 협력이 의미 있는 것은 배터리와 완성차를 대표하는 한일 양국 업체가 손잡았다는 것만이 아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해외 기업들의 북미 시장 진출에 제약이 놓인 가운데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다. 도요타는 연 350만대 전기차를 해외 판매할 계획인데 세액공제 등 IRA 혜택을 받기 위해 켄터키 공장에서 2025년부터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미국에 2개 단독 공장과 6개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인 LG엔솔도 도요타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배터리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LG엔솔의 이번 성과는 2009년 GM에 배터리 납품을 시작으로 꾸준한 연구개발을 해온 결과다. LG엔솔은 2만9000여 건의 배터리 관련 특허와 연 200GWh 생산능력 등 남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실력을 갖췄다. 시장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최근 미국 포드가 중국 CATL과 합작 공장 설립을 보류하는 등 한국 업체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반면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배터리 업체들의 약진 등을 감안하면 낙관만 할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는 배터리와 반도체 등 전략물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고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은 줄고 있다. 향후 K배터리 앞에는 위기와 기회 요인이 상존한다. 이를 헤쳐 갈 열쇠는 지속적인 기술혁신뿐이다. LG엔솔은 '전고체 배터리'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을 거듭해 이번 계약을 뛰어넘는 성과들을 계속 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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