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한국공항공사의 '금싸라기' 계약
추석 연휴를 포기하고 남미까지 날아갔던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돌아오자마자 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이달 페루 정부와 마추픽추 관문 공항인 친체로 신공항 운영 컨설팅 계약을 맺는다는 것이다. 친체로 신공항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PMO(사업총괄관리)·시공권을 거머쥔 데 이어 공항 운영 컨설팅까지 따냈다.
사업비만 8000억원에 이른다. 공항의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격인 운영 시스템도 수출하며 개가를 올렸다. 특히 신공항 건설 전 과정을 주도하게 되면서 향후 친체로 신공항 운영사업자 공모 때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국내 14개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15번째 운영 공항을 해외에 두는 첫 성과를 거두게 되며,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에 묶여 맞닥뜨린 성장 한계 상황에서 해외 영토 확장을 통해 새 성장 동력을 얻게 된다.
해외 공항 개발은 2023~2024년 투자 규모가 8265억달러(약 986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사막 한가운데 170㎞의 수직 직선도시로 추진되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는 공항·도로 등 건설에 무려 640조원의 오일달러가 풀린다.
때마침 우리 정부도 지난해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며 기회의 장(場)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외 신공항 건설에는 관심이 저조한 듯하다. 해외 공항 개발사업은 유사 사업 수주까지 전방위 효과가 큰 만큼 공항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주축인 한국 드림팀을 만들어 지원할 가치가 충분하다.
최근 해외 공항 개발사업 발주는 직접 지분을 투자해 공항을 짓고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거나(개발투자형), 시공자가 금융비를 조달해 공항을 짓고 비용을 회수(시공자 금융형)하는 식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 확보가 필수적인데 공항기업 자체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고, 해외 공항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과 기간을 최소화해 대외 협상력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지홍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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