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예방 힘쏟는 日, 고교서 'SOS 요청법' 교육
"자살원인, 정신질환 가장 많아
'도와달라' 말하는 법 가르쳐야"
◆ 위기의 아이들 ◆
"고등학생 이하 일본 학생들이 자살하는 이유 1순위는 정신질환입니다. 흔히 '이지메(집단 괴롭힘)'라고들 생각하는데 오히려 이는 낮은 순위에 속합니다. 이들이 불안한 심리를 말하고 SOS를 요청할 수 있는 게 일본의 자살대책 핵심 중 하나입니다."
일본 도쿄도에 위치한 NPO 법인 자살대책지원센터 라이프링크에서 만난 시미즈 야스유키 대표(51)는 'SOS 요청 교육' 부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살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스스로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으로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시미즈 대표는 "정신질환은 본인을 포함해 부모 또한 자녀가 정신적으로 힘든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고 덧붙였다.
자살대책지원센터는 국회와 연계해 자살 대책을 법제화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소통해 자살 대책 추진 모델을 구축하는 기관이다. 시미즈 대표는 "학생 자살은 일본에서 떠오르는 시급한 사회 문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초·중·고생 자살자 수는 1992년 최저점을 찍은 후 증가 추세다. 2018년에는 499명에서 2022년에는 514명으로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 해 초·중·고생 자살자 수가 500명을 돌파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시미즈 대표는 "정신질환 문제가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질환의 절반은 14세 이전에 발병한다는 연구도 있다"면서 "현재 고등학교 과정에서 연 1회 'SOS를 요청하는 방법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살짝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자체들이 정책에 포함해야 하는 기본 정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자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는 IT 프로그램인 'RAMPS'도 개발해 시범 적용 중이다. 일본 정부는 전국 대부분 초·중학생들에게 태블릿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학생들의 자살 위험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현재 'RAMPS' 프로그램은 100개 학교에서 실시 중이다.
시미즈 대표는 RAMPS에 대해 총 2단계로 고위험군 아이들을 걸러내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1단계는 선별검사(스크리닝)를 통해 기본적 항목을 검사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아이들만 2단계 검사가 실시된다. 시스템은 질문에 응답을 망설이는 시간까지 고려해 결과를 분석한다. 자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답변이 있을 경우 학교 내 등록된 양호교사 등 선생님에게 위험알림이 발송된다.
시미즈 대표는 "자살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난 후 가정이나 학교, 아동상담소나 쉼터에 연계하는 등 사후관리를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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