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토리텔러를 꿈꾸다"…코리안 아메리칸의 영화 (오픈토크)

정태윤 2023. 10. 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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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10년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스토리텔링을 해왔습니다. 결국, 모두의 이야기였더라고요." (저스틴 전)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재미교포 영화인들이 BIFF를 찾았다. 코리안 아메리칸. 이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왔다.

그러나 우리 모두의 스토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범주 안에 가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오픈토크가 5일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존 조,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 저스틴 전 등이 자리했다.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영화를 연출한다는 것과, BIFF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먼저 저스틴 전 감독은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바 있다. 신작 '자모자야'로 BIFF를 찾았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2020년)로 관객들을 만난다. 

스티븐 연 역시 영화 '미나리'를 비롯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BIFF를 찾았다. 존 조는 '서치', '콜롬버스'를 부산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이들은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에 참석하게 됐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는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로 가득 찼다. 존 조, 스티븐 연, 정이삭, 저스틴 전은 팬들을 향해 반가운 손 인사를 건넸다. 

BIFF에 참석한 소감을 전했다. 저스틴 전은 "영화제가 아름다운 이유는 많은 관객이 함께하기 때문"이라며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작품을 들고 오게 돼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존 조는 "촬영장에선 늘 혼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영화제에 오면, 영화란 함께 하는 작업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존 조는 이날 액터스 하우스로 팬들을 만난다. 액터스 하우스는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코너다. 

그는 "곧 만나게 되는데 기대하고 있다"며 "마음을 열고 여러분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잘 준비해서 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다짐했다. 

스티븐 연은 "국제영화제에 오면 관객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시대는 무궁한 가능성의 출발점이다. 오늘 밤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바랐다. 

정이삭 감독은 5번째 BIFF다. 부국제에서 그의 영웅, 이창동 감독을 만난 경험을 떠올렸다. "제 영웅은 이창동이다. '오아시스'와 '밀양'을 정말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IFF에서 나의 영웅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만났다. 나와 동떨어진 사람이 아닌 같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어제도 만났는데 여전히 떨리더라"고 털어놨다. 

정이삭은 '미나리'로 관객을 만난다. 그는 "지난 2020년에도 상영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참석했었다"며 "이번에 직접 여러분을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영화를 연출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나눴다. 저스틴 전은 "지난 10년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스토리텔링을 했다. 최근에는 '과연 이게 필요한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정 이야기로 그룹핑을 한 뒤 스토리를 이어 나가는 것에 대해 재고하게 됐다는 것. 

그는 "우리는 같은 경험과 보편적인 감정,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우리만의 범주에 넣기보단, 더 넓게 생각한다면 의미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스토리가 좋은 작품이 아닐까요. 나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더 많은 공감대를 일으키는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스틴 전)

정이삭 감독은 "저는 소도시에서 자랐다. 동부로 대학에 가서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때 영화에 대해 고민을 가장 많이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배웠더라. '착한 사람이 돼야 한다', '서로를 도와야 한다' 등. 너무 요즘엔 진지한 메시지보단, 영화를 만드는 희열과 재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BIFF에서는 저스틴 전의 '자모자야',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스티븐 연의 '버닝', 존 조의 '콜럼버스'와 '서치' 등 6편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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