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고려인 돕는 제임스 안 LA한인회장 "뜨거운 동포애 느껴"

강성철 2023. 10. 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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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 살길이 막막한 이들이 희망을 품도록 돕는 일이라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죠."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제임스 안(43) 미국 LA한인회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려인을 도우면서 뜨거운 동포애를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회장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고려인이 피난길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화랑청소년재단과 함께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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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으로 20만달러 전달…첫 한인 2세·최연소 회장으로 연임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 [촬영 강성철]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전쟁으로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 살길이 막막한 이들이 희망을 품도록 돕는 일이라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죠."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제임스 안(43) 미국 LA한인회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려인을 도우면서 뜨거운 동포애를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회장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고려인이 피난길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화랑청소년재단과 함께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였다.

한 달 만에 모은 6만5천 달러(9천만원)를 인근 국가인 몰도바에 모여든 고려인 피난민에게 전달했다. 이후에도 지속해서 모금했고 올해 4월에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고려인사회와 고려인학교인 정수리학교를 지원했다.

지금까지 지원한 금액이 20만 달러(2억7천만원)에 달한다며 그는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빈 몸으로 피난 온 고려인들은 한국이나 제3국으로 가기 위해서 수속 절차를 밟는 동안 먹고 잘 비용조차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지의 한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성금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쟁 중인 곳을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어떻게 용기를 냈는지 궁금했다.

그는 "박윤숙 화랑청소년재단 총재와 함께 어떻게 도울지를 고민하다가 성금이 제대로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현장을 가봐야 한다고 의기투합해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다"며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보탠 한인분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전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피난처에서 만난 고려인은 모두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들뿐이었다"며 "젊은 남자들은 모두 전쟁터로 나간 상황으로 생사 확인을 못 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중학생 두 딸을 데리고 탈출한 미망인 고려인 여성에게 항공료를 지원해 한국의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안식을 찾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무엇보다도 기뻤다"고 안도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돕기 모금 운동을 하는 LA한인회 LA한인회는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를 돕는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LA한인회 제공]

식당업을 하던 그는 2018년부터 한인회 봉사를 시작했고, 2021년부터 2년간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선거에서 연임됐다.

LA한인회 역사상 첫 2세 한인회장이며 최연소이기도 하다.

그는 "주류사회에서 자리 잡은 2세들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한인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한인들이 정부로부터 제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중재자 역할에도 앞장섰다.

이를 통해 정부로부터 한인들에게 나온 지원금이 6천만 달러(811억원)에 달한다며 그는 "한인회가 동포사회의 든든한 구심점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자부했다.

코로나 무료 검사와 예방, 정부 지원금 타기, 법규를 잘 몰라서 당하는 소송을 피하는 법 등 한인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영상을 800여건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려놓기도 했다.

회장이 된 후 주 60시간 이상을 한인회 일에 매달리다 보니 생업을 접어야 했던 그는 "전 세계 유일하게 한인회로부터 월급을 받는 회장"이라고 밝혔다.

시 정부, 주 정부 나아가 연방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사업을 따왔고 한인회 사업으로 펼치다 보니 책임자로서 보수를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 기간에 가장 고통을 받은 한인들은 불법체류자였다"며 "미국은 해외 거주 미국인이면 체류 신분과 상관없이 지원하는데 한국은 외면하는 거 같아서 안타깝다. 동포끼리 서로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국이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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