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은 '꿈을 보는 창'…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의 향연
황금종려상·사자상 수상한
'추락의 해부' '가여운 것들'
일본 고레에다·하마구치
두 감독 신작도 잇달아 공개
'독전2' 등 넷플 작품도 상영
13일까지 국내외 영화팬 집결
영화는 꿈을 보는 창이다. 올해 제28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꿈의 스크린'이 13일까지 펼쳐진다. 배우 송강호가 BIFF '올해의 호스트(host)'를 맡아 해외 영화인을 맞이한 가운데, 아시아의 수만 명 시네필이 열광하고 영원히 기억하며 전율할 BIFF 작품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는 BIFF 개막작이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의 불안감과 도피이자 구원으로서의 이민을 다룬 장강명 2015년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대 후반 주인공 계나(고아성)는 무력감을 느낀 뒤 뉴질랜드행을 택했다. 도피로서의 이민은 삶의 구원이 될까.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한국 생활과 뉴질랜드 생활이 교차 편집되는 가운데, 계나가 느낀 감정의 세부들이 생생히 살아나는 작품"이라며 "치열한 청춘의 기록, 행복에의 간절한 질문"이라고 평했다.
2017년 김혜진 소설가의 동명 소설 '딸에 대하여'도 영화로 제작돼 BIFF를 찾았다. 경제적 문제로 딸이 엄마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것도 '동성 연인'과 함께. 초등학교에 근무했지만 지금은 무연고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인 엄마는 레즈비언인 딸과 딸의 연인과 함께 살아간다. 딸은 동성애 문제로 대학에서 해고된 동료를 위해 시위에 나선다.
올해 BIFF는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등 국제 영화제 '우승작'의 향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서 황금빛 트로피를 움켜쥐었으나 아직 한국 개봉 전인 작품들이 레드카펫을 수놓기 때문이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추락의 해부'는 BIFF 현장에서 7일 오전 9시 30분,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가여운 것들'은 8일 오후 5시 공개되는데, 상영일 전날 오전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이 유력하다.
'가여운 것들'은 해부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의 이야기로 그는, 아름답지만 어린 아기의 지능을 가진 여성 벨라와 살아간다. 교수는 벨라를 딸처럼 아낀다. 교수의 제자 매켄들스는 벨라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는 교수로부터 "얼마 전에 자살한 여자를 자신이 되살린 것"이란 후문을 듣는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8%. 요르고스 란티모스 연출에 에마 스톤이 벨라로 주연했다.
올해 칸 황금종려 트로피의 주인공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도 부산 관객을 만난다. 산중턱 오두막 이층집 앞 눈더미에서 피흘리는 사체로 발견된 남편을 둘러싼 법정영화로, 사고와 자살의 줄타기를 시작한다. 아내 산드라와 아들 다니엘이 남편이자 아버지인 사무엘의 추락사를 '해부'할수록 노출되는 건 가족 구성원 각자의 비밀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등 일본 거장 작품도 공개된다. '괴물'은 초교 5학년생에게 교사가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하고 구타를 했다는 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글램핑 야영장이 건설되려 하는 마을을 다룬다.
올해 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납치'도 공개된다. 1858년 어느 날, 이탈리아 볼로냐에 거주하는 유대교 가정에 군인들이 난입해 6세 아들 에드가르도를 '납치'한다. 가톨릭 신자인 하녀가 '유대인' 에드가르도에게 몰래 세례성사를 했으므로, 가톨릭 보호하에 양육돼야 한다는 법령 때문이었다. 종교에 내재된 불관용을 고발하는 무거운 영화다.
'독전2' '발레리나' '더 킬러'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도 미리 부산을 찾았다. 대중적인 기대작은 '독전2'다. 마약조직 수장인 '이선생'을 잡는 데 모든 걸 걸었던 형사 조원호(조진웅)가 이번엔 전작 1편에서 자신을 이선생으로 거짓 소개했던 브라이언(차승원)과 또 맞붙는다.
제28회 BIFF는 부산 센텀시티 영화의전당과 일대 영화관 총 25개 스크린에서 269편이 상영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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