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도요타도 접수…'글로벌 탑5' 잡은 LG엔솔, CATL 추격 속도
LG엔솔, 도요타 전용라인 증설…글로벌 시장 선점 교두보 완성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글로벌 1위 완성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선도 기업인 테슬라와 글로벌 '탑5' 완성차 기업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 자동차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다.
◇3년 고심하던 도요타, 결국 LG엔솔 선택…계약 규모만 30조원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도요타와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했다. 합작공장이 아닌 공급 계약인 데도 최종 계약까지 약 3년이 걸렸다.
일본 기업들은 핵심 부품 공급망을 자국 기업 위주로 꾸리는 경향이 있고, 요구하는 배터리 사양도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도요타와의 협상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특히 도요타는 협력사와 평생 같이 간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 협상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도요타 기술진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공장과 폴란드 공장,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등 1년 반 이상 기술 검증을 진행했다고 한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는 도요타는 결국 오랜 업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도요타와의 협력에 공을 들였다.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단독 공장에 4조원을 들여 도요타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은 투자금 확보를 위해 약 1조3107억원(보통주 1202주) 규모의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부터 미시간 공장에 연산 20GWh 규모의 생산라인 증설을 시작한다. 2025년 증설이 완료되면 해당 라인에서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의 파우치형 배터리 셀·모듈을 공급한다. 연간 전기차 2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의 단일 수주 계약 중 최대 규모다.
하이니켈 NCM 배터리 셀의 1킬로와트시(kWh)당 가격이 130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계약 금액은 3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시간 공장의 생산능력은 총 40GWh로 확대된다.
◇테슬라에 완성차 탑5까지…대형 고객사 모두 확보
도요타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 시장에서 약 1056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1위 기업이다. 판매량과 매출 모두 최근 3년간 글로벌 선두를 유지했다.
도요타의 북미 판매 비중은 20% 이상이다.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대표적 브랜드로 꼽힌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연간 총 350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이 중 연간 100만대를 북미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와 손 잡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되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는 북미에서 재구매율이 높은 대표적 브랜드"라며 "세계 최초의 HEV 모델인 프리우스를 통해 친환경 이미지가 구축돼 있어 전기차 출시 전부터 시장의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와의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완성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완성차 시장 점유율 1~5위인 도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자동차그룹, GM이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탑5 기업 뿐 아니라 일본의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인 혼다와도 미국 내에 합작공장을 설립 중이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연산 27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테슬라에 공급하는 물량도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굵직한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존재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기업인 중국 CATL 또한 글로벌 탑5 완성차 기업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보급형인 리튬인산철(LFP)이 아닌 고성능의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 제외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점유율은 28.2%로 1위를 달렸다. CATL이 27.6%의 점유율로 LG에너지솔루션을 추격하고 있지만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는 CATL이 1위(36.6%), LG에너지솔루션이 3위(14.2%)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 합작 공장을 운영 및 건설 중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수주잔고는 440조원에 달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세계 1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배터리 선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로운 협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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